하나님은 구원의 바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61편 2-4절 : 2)내 마음이 약해질 때, 땅 끝에서 주님을 부릅니다. 내 힘으로 오를 수없는 저 바위 위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3)주님은 나의 피난처시요, 원수들에게서 나를 지켜 주는 견고한 망대입니다. 4)내가 영원토록 주님의 장막에 머무르며, 주님의 날개 아래로 피하겠습니다.

시편 62편 1-2, 7-8절 : 1)내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을 기다림은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2)하나님만이 나의 반석, 나의 구원, 나의 요새이시니, 나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 7)내 구원과 영광이 하나님께 있다. 하나님은 내 견고한 바위이시요, 나의 피난처입니다. 8)하나님만이 우리의 피난처이시니, 백성아, 언제든지 그만을 의지하고, 그에게 너희의 속마음을 털어놓아라.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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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7년 전, 군인이었습니다. 전방에서 근무하다가, 겨울을 앞두고 바로 이즈음에 최전방으로 부대 전체가 이동을 했습니다. 밤중에 조용히 부대이동을 완료하고, 잠을 자고 일어나니까, 북한군 진지에서 아침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듣는 것이어서 무척 긴장되었습니다. 저는 복장을 갖추고, 숙소 바로 앞에 있는 진지로 들어가서 전방을 바라보았습니다. 적의 진지가 눈앞에 보였습니다.

그곳이 대성산 북쪽 ‘GOP’(일반전초) 였습니다. 거기서 나라를 지키며 제 인생의 1년 반을 보냈습니다.

적에게 재빨리 대응하려면 고지에 먼저 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적을 앞에 두면, 먼저 고지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평소에 고지에서 살았습니다. 이 고지를 히브리 말로 ‘추르’ 라고 하는데, 이것은 ‘바위, 반석’ 이라는 뜻입니다. 예루살렘이 있는 시온산이나 세겜 성이 있는 그리심산은 거대한 ‘추르’ 입니다.

현대전에서는 총과 대포가 무기이기 때문에 고지에다 진지를 만들면서 두껍게 지붕을 씌워야 합니다. 하지만 칼과 창, 또는 활 밖에 없었던 옛날에는, 다만 고지를 선점한 편이 유리했습니다. 고지를 먼저 자기 배경으로 한 편이 이긴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시편 곳곳에서 하나님을 ‘나의 추르’ 라고 호칭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번역할 적절한 한글의 어휘가 없어서, ‘나의 반석’(시62:2) 또는 ‘나의 바위’(61:2) 라고도 번역했습니다. 그렇지만 ‘반석’은 평지나 땅 속에 있는 넓적한 큰 돌로 흔히 이해되고, ‘바위’는 산이나 바다나 어디서든지 보는 큰 돌을 말하기 때문에, 히브리어의 ‘추르’ (안전한 바위 고지)의 개념에는 맞지 않습니다.

우리들의 인생에서, 삶의 상황이 너무나 견디기 힘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며칠 사이에 지나가는 것이 아니고,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정말 낙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에 우리는 하나님께 달려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나님께 구원을 요청해야 합니다.

진작에 하나님이 구원이신 줄 아는 사람들은, 마치 적 앞에서 대뜸 ‘나의 추르’(진지)로 들어가듯, 나의 기도의 장소로 들어가, 영원토록 ‘내 편’이신 하나님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저와 여러분이, 어려움에 처하면, 모두 우리 하나님께로 달려가는 사람들일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우리들 주변에는 아직도,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 우리의 ‘추르’이신 하나님께로, 기도의 자리로 가지 못하고, 절망 가운데 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지금도 늦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구원이심을 확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들의 ‘추르’이십니다. 영원히 의지할 ‘추르’이십니다.

<기도> 주 하나님, 구원해 주시옵소서. 저희는 이제 더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잘못 살아온 죄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긍휼히 여기시고, 자비의 손길로 저희를 인도해 주시옵소서. 구원의 바위이신 하나님께로 이제 피하여, 떠나지 않겠습니다. 주여,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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