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 결산의 날을 좀 준비하려무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6장 1-9절 : 1)예수께서 제자들에게도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청지기 하나를 두었다. 그는 이 청지기가 자기 재산을 낭비한다고 하는 소문을 듣고서, 2)그를 불러놓고 말하였다. ‘자네를 두고 말하는 것이 들리는데, 어찌 된 일인가? 자네가 맡아보던 청지기 일을 정리하게. 이제부터 자네는 그 일을 볼 수 없네.’

3)그러자 그 청지기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청지기 직분을 빼앗으려 하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낯이 부끄럽구나. 4)옳지,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겠다. 내가 청지기의 자리에서 떨려날 때에, 사람들이 나를 자기네 집으로 맞아들이도록 조치해 놓아야지.’

5)그래서 그는 자기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다가, 첫째 사람에게 ‘당신이 내 주인에게 진 빚이 얼마요?’ 하고 물었다. 6)그 사람이 ‘기름 백 말이오’ 하고 대답하니, 청지기는 그에게 ‘자, 이것이 당신의 빚문서요. 어서 앉아서, 쉰 말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7)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묻기를 ‘당신의 빚은 얼마요?’ 하였다. 그 사람이 ‘밀 백 섬이오’ 하고 대답하니 청지기가 그에게 말하기를 ‘자, 이것이 당신의 빚문서요, 받아서, 여든 섬이라고 적으시오’ 하였다.

8)주인은 그 불의한 청지기를 칭찬하였다. 그가 슬기롭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자기네끼리 거래하는 데는 빛의 자녀들보다 더 슬기롭다. 9)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그래서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처소로 맞아들이게 하여라. (새번역)

* * * *

사람들은 자기 앞날을 준비할 줄은 압니다. 하지만, 자기 앞날이 어디까지인지는 모릅니다. 그저, 나중에 목숨이 끝나는 날이 있는 것까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죽으면 누구나 예외없이 관에 실려 무덤 속으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화장터에 가서 한 줌 재가 될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누구도 예외없이 그의 영혼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이고, 심판 후에는 자기 의견과는 전혀 상관없이 하나님의 결정에 의해서, 어떤 사람의 영혼은 천국으로, 어떤 사람의 영혼은 지옥으로 가게 될 것은, 그토록 성경이 누차 말하고 있어도,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건 신화지, 그건 옛날 유대인들의 시민교육용 우화지, 그건 아무 근거없는 비과학적인 몽상이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그건 정신건강에 해로운 거짓말이라고 하며, 다가오는 나의 가장 치명적인 허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려고 평생을 힘써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허상으로만 보이던 그 심판의 날은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온다는 사실만은 기억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고 싶어하시던 내용이었습니다.

이 비유에 등장하는 청지기는 오늘의 우리들의 법으로나, 옛날의 법으로나, 범죄자입니다. 차용증 변조죄를 범한 사람입니다. 다만 그의 주인이 너그러운 사람이어서, 그저 눈 감아 주었을 뿐입니다. “제까짓 것, 해 먹어 봐야, 얼마나 해 먹겠나? 그 자가 그럴 만한 놈인 줄을 이제라도 알고, 여기서 끝내니 망정이지, 그 자를 내 청지기로 그냥 두었다가는 어찌 될 뻔했나?” 이렇게 하고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치 이런 ‘차용증 변조죄’는 죄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유의 말씀의 핵심을 벗어나려는 자들의 왜곡입니다. 그런 게 아닙니다. 이 말씀의 핵심은, 누구에게나 다가올 하나님의 심판의 날을 왜 준비하지 않느냐, 이것을 안타까와 하시는 말씀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준비를 위하여, 예수님께서 들려 주신 말씀은 마태복음 25장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골자를 여기 적어 드립니다.

1) <하나님을 사랑하라>(마25:1-13, 열 처녀의 비유) :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지은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와,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라.

2) <하나님 나라를 사랑하라>(마25:14-30, 달란트의 비유) : 내 모든 삶을 드려 ‘십자가 복음’을 전파하여, 거룩하신 하나님, 의로우신 하나님, 구원의 하나님을 섬기게 하라.

3)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을 돌보라>(마25:31-46, 양과 염소의 이야기) : 가난한 사람, 고통 속에 있는 사람, 억압 아래 사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을 위해 앞장서고, 협조하고, 정성을 다 기울여라.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장차의 운명을 위하여 그렇게도 자상하게 일러 주신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이라도 돌이켜 하나님의 사람되고, 세상 사는 끝날까지 힘써, 말씀 안에 살고, 마지막 날 심판 후에도 영원토록 하늘나라에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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