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7장 7-10절 : “7)너희 가운데서 누구에게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다고 하자. 그 종이 들에서 돌아올 때에 ‘어서 와서, 식탁에 앉아라’ 하고 그에게 말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 8)오히려 그에게 말하기를, ‘너는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에, 너는 허리를 동이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야,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그 종이 명령한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을 받은대로 다 하고 나서 ‘우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여라.”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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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한 유투브 통신으로 북한의 지하교회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집 지하실을 수리하다가, 다른 집 지하쪽으로 벽이 무너지며 구멍이 나서 들여다 보았더니,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앉아 뭔가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보고, 내무서(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다. 내무서원이 현장을 덮쳤는데, 그 무리들은 오랫동안 기독교의 예배 모임이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방관청은 그들을 인민재판에 붙였는데, 한 사람 씩 한 사람 씩 교수형에 처했다고 했습니다. 대부분 큰 소리로 기도하면서 죽었고, 찬송을 부르며 죽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 앞에서 그의 아들들을 죽인 일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아들들이 어머니를 쳐다보며, “너무 떨려요” 하니까, 어머니가, “우린 곧 예수님 앞에서 모두 만나게 될 것” 이라며 격려했답니다.
마지막으로 죽은 사람이 그 교회의 예배를 인도하던 사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를 목매달지 않고 더욱 고통스럽게 죽게 하기 위해서 불도저로 천천히 그의 몸을 깔아 죽였다고 했습니다. 그 분은 발부터 불도저에 깔려 숨이 끊어질 때까지 통증에 힘겨워하면서도 기도했다고 합니다.
믿음 때문에 이토록 고통을 당해야 하는 것이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께서 정말 특별한 상급을 주셔야 옳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읽을 때에,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무슨 옳은 일을 했건 간에, 그것 때문에 주님께서 마음에 짐이 되실 리는 없다는 말씀이 오늘의 말씀인 것입니다. 왜냐구요? 주님은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누구에게도 빚을 지신 것이 아니라, 빚을 진 쪽은 우리 모든 인간들입니다.
저는 한때, 선교팀과 함께 어느 공산권 국가에서 전도여행을 했습니다. 참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수고를 했고, 선교팀 일동은 정말 칭찬 받을 만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한 자리에 앉아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거기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이 바로 오늘의 본문이었습니다.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개역개정) 는 말씀을 읽을 때에, 일동은 모두 ‘아멘’ 하면서 감사의 눈물을 지었습니다.
또 다시 한 해가 갑니다. 여러분, 금년에 주님의 일을 하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한 해를 결산하시며, 또 한 해를 준비할 것입니다. 성과를 뒤돌아보면서, 반드시 마음에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이 모든 성과들은 주님께서 이루신 일이요, 주님의 위임을 받은 우리들이 부분적으로 심부름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루 종일 일한 종들에게 너무나 푸대접을 하신다’는 느낌이 드십니까? “아닙니다. 저희는 너무나 부족한 종이었습니다. 지난 한 해에 저희를 써 주신 것만 해도 송구스럽습니다” 라고 생각하십시다.
<기도> 지나간 한 해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를 주님의 추수밭에서 일하게 해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하나님 홀로 영광 받으옵소서. 오는 새 해에도 주님의 밭에서 다시 일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