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왕, 그리스도 예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18장 33-37절 : 33)빌라도가 다시 관저 안으로 들어가, 예수를 불러내서 물었다. “당신이 유대 사람들의 왕이오?” 34)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당신이 하는 그 말은 당신의 생각에서 나온 말이오? 그렇지 않으면, 나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이 말하여 준 것이오?”

35)빌라도가 말하였다. “내가 유대 사람이란 말이오? 당신의 동족과 대제사장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겨 주었소. 당신은 무슨 일을 하였소?” 36)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오. 나의 나라가 세상에 속한 것이라면, 나의 부하들이 싸워서, 나를 유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오. 그러나 사실로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오.“

37)빌라도가 예수께 물었다. “그러면 당신은 왕이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당신이 말한대로 나는 왕이오. 나는 진리를 증언하기 위하여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기 위하여 세상에 왔소.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가 하는 말을 듣소.”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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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예수님을 너무나 놀라우신 분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이 곧잘 그들 나름대로 호칭을 만들어 불렀습니다. 예수님에 관한 호칭을 가장 많이 소개한 복음서가 요한복음입니다. 제가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의 호칭을 찾아 보았는데, 모두 105 가지를 찾았습니다. 아마도 더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목자’, ‘양의 문’, ‘생명의 떡’, ‘위에서 오신 분’, ‘길이요 진리요 생명’,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다만 오늘 여기서는 중요한 몇 가지 호칭 만을 가지고, 예수님께서 당시의 유대인들에게 어떻게 인상지워진 분이신가를 설명해 보려 합니다.

<인자> 이 호칭은 ‘사람의 아들’ 이라는 말을 한자로 구성한 이름입니다. 다니엘서 7장 13절에 ‘구세주’ 라는 의미의 ‘메시아’ (‘기름 부음을 받은 분’ 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를 대신해서 ‘사람의 자손처럼 생긴 분’ 이라는 뜻의 ‘케 바르 에나쉬’ 라는 아람어로 된 관용구가 나옵니다.

겉으로 보면 사람처럼 생겨서 사람으로 여겨지지만, 실상 그 분의 내면은 하나님이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런 분이시라고 인식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앞에 소개한 ‘사람의 아들’ 이라는 호칭과 더불어 가장 많이 사용된 호칭의 하나입니다. 구세주이시므로 구약의 ‘메시아’ 호칭인 ‘사람의 아들’로 부르기는 하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에게서 오셨으며, 하나님과 동등한 신분을 지니신 분이라는 뜻으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에 하늘로부터 들려온 말씀이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막1:11) 했었고, 베드로가 그의 신앙고백에서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마16:16) 했습니다.

<종> 이사야서에는 구세주께서 수난을 당하실 것이라는 예언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이 ‘수난의 종’ (사42:1이하, 사52:13-53:12) 으로 오신 분이 곧 예수님이셨다는 뜻에서, ‘종’ 이라는 호칭을 예수님께 드렸던 것입니다. (요1:29, 마3:17, 행3:13 등) 예수님은 과연 ‘수난의 종’으로 십자가를 지시고 수난 당하셨습니다.

<그리스도> ‘구세주’ 라는 뜻으로 사용했던 히브리어가 ‘메시아’ (기름 부음을 받은 분) 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당시의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통용어였던 희랍어로 번역할 때에 ‘그리스도’ (기름 부음을 받은 분) 라고 했습니다.

구약성경에 의하면, 왕이나, 제사장이나, 예언자를 하나님께서 택하신 증거로 기름을 붓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기름으로가 아니고, 물로써 세례를 받은 것 밖에 없지만,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다” (행10:38) 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말씀> 요한복음 서두에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 (요1:14) 고 예수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말씀’ 이라는 말은, ‘우주의 생성 원리’ 를 의미하는 ‘도’, 또는 ‘철리’, ‘하나님의 뜻’ 을 모두 포괄하는 용어였습니다. 그 ‘우주의 원리’ 가 인간이 되어 세상에 오셨다는 뜻으로,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대표적 호칭으로 ‘말씀’ (희랍어로 ‘로고스’) 을 꼽았던 것입니다.

<왕 중의 왕> 오늘은 교회력으로 한 해가 끝나는 주일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오늘을 ‘그리스도 왕 주일’ 이라고 부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 명패에 쓰기를 ‘유대인의 왕’ 이라고 썼다고 했습니다.

비록 죄인의 모습으로 십자가 형을 당하시고, 조롱하듯이 그의 명패에 ‘유대인의 왕’ 이라고 했지마는, 인류의 죄를 대신 지시고 죽음을 당하시는 ‘어린 양’ 되신 예수님은, 대속의 죽으심을 통해서 온 인류의 임금으로 등극하신다는 뜻으로 드린 호칭이 바로 이 ‘왕 중의 왕’ 호칭인 것입니다.

<<기도>> 인류의 왕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저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 답게, 거룩하고, 자비롭고, 의롭고, 진실되게 살게 하옵소서. 저희들을 통하여 왕이신 주님께서 영원토록 영광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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