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람 아담, 둘째 아담 예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다니엘서 7장 9-10, 13-14절 : 9)내가 바라보니, 옥좌들이 놓이고, 한 옥좌에 옛적부터 계신 분이 앉으셨는데, 옷은 눈과 같이 희고, 머리카락은 양 털과 같이 깨끗하였다. 옥좌에서는 불꽃이 일고, 옥좌의 바퀴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으며, 10)불길이 강물처럼 그에게서 흘러 나왔다. 수종 드는 사람이 수천이요, 모시고 서 있는 사람이 수만이었다. 심판이 시작되는데, 책들이 펴져 있었다.

13)내가 밤에 이러한 환상을 보고 있을 때에 인자 같은 이가 오는데,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계신 분에게로 나아가, 그 앞에 섰다. 14)예부터 계신 분이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셔서, 민족과 언어가 다른 뭇 백성이 그를 경배하게 하셨다. 그 권세는 영원한 권세여서, 옮겨 가지 않을 것이며, 그 나라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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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과 신약이 작성되던 중간에 해당하는 시기를 ‘중간기’ 라고 부릅니다. 중간기의 유대인들이 구세주 (메시아) 로 오시는 분에 관해서 성경을 읽을 때면, 이사야서가 말하는 ‘수난의 종’ (사42장, 53장) 예언을 읽거나, 오늘의 본문, 다니엘서 (7:13) 가 말하는 ‘인자 같은 이’의 예언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읽은 예언을 굳게 믿었습니다. 그들이 당하던 외국의 침략 (주전 7세기의 앗수르, 주전 6세기의 바빌로니아와 페르시아, 주전 4세기의 헬라, 주전 1세기의 로마 제국들의 침략) 과 내정의 혼란으로 인한 고통의 세월이 그들로 하여금 너무도 구세주의 오심을 갈망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수난의 종’ 이신 메시아의 예언은, 그들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기 전까지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마 우리도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그랬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이 왜 이처럼 나약하게 처형을 당하시고 마는가, 의심했을 것입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대속의 제물’ 이 되셨다는 메시아 신앙은, 깨닫는 사람만이 아는 신앙입니다.

다니엘서(7:13)의 ‘인자 같은 이’ 예언에서, 구세주를 ‘인자’로 호칭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람어 (다니엘서가 기록되던 당시의 히브리어를 아람어라고 부름) 로 ‘케바르 에나쉬’ 라는 말은, ‘에나쉬’가 ‘사람’이라는 뜻이고, ‘바르’가 ‘씨앗, 자손,’ 이라는 뜻이며, ‘케’는 영어의 ‘like, as’ 즉, ‘—같은’ 뜻입니다.

그래서 이를 종합하면, ‘사람의 자손과 같은’ 이라는 말이 됩니다. “얼핏 보면, 사람의 자손처럼 보이는 존재” 라는 뜻입니다. 그냥 무심히 보면, 인간이지마는, 영안이 열려 그 분의 진면목을 들여다 보게 되면, 그는 인간이 아니고, 신적 존재이신 분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로 그런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에게 이 호칭을 가장 많이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인자’는 천상적 인물을 말하며, 유대인들의 신앙에 의하면, 이 ‘인자’가 심판자로 오시며, 모든 이방 나라에게는 ‘빛’이 되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인자’이신 예수님의 정체를 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5장과 로마서 5장에서, 사도 바울은 ‘첫 사람 아담’과 ‘둘째 아담’ 예수 그리스도를 극대극으로 대조합니다. 즉 ‘첫 사람’ 아담은 인간을 저주 아래 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둘째 아담’인 예수 그리스도께는 수난-부활-승천 하심으로 하나님 나라의 첫 열매가 되셨습니다.

이로써 ‘둘째 아담’인 예수님께서 이루신 구원의 은총을, 우리 죗된 인간들도 입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골자인 것입니다.

이렇게 ‘둘째 아담’으로 오시는 분을 맞이했던 것이 2천 년 전의 베들레헴의 성탄이었습니다. 그러나 송구스럽게도 인류는 정확한 성탄의 날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12월 25일을 성탄일로 제정하여 ‘인자’의 오심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그리스도 기념일) 로 지키고 있습니다. 이 날을 앞두고 오는 주일(11월 28일)부터 “주님을 내 삶에 맞이하는” 4주간의 대림절(혹은 ‘장림절’, ‘강림절’ 이라고도 부름)을 지내게 됩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구원을 위하여, ‘구원의 길’이신 구세주를 보내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2천 년 전,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저희 삶 속에 맞아들여, 저희가 구원에 합당한 자들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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