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들어 주님을 맞이하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21장 25-28절 : “25)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서 징조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민족들이 바다와 파도의 성난 소리 때문에 어쩔 줄을 몰라서 괴로워할 것이다. 26)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올 일들을 예상하고, 무서워서 기절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27)그 때에 사람들은 인자가 큰 권능과 영광을 띠고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볼 것이다. 28)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일어서서 너희의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구원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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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농부가 하루는 밭에서 독수리 새끼 한 마리가 푸득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새끼의 어미는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작은 독수리 새끼 혼자 날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것이었습니다. 농부는 그 독수리 새끼를 안고 자기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자기 집뜰에 자라는 병아리들과 함께 마당에서 놀게 했습니다.

독수리 새끼는 여러 병아리들과 함께 마당에서 이리 저리 밀려 다니며 모이를 쪼아 먹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세월이 흘러 병아리들은 점차 닭이 되어 갔고, 새끼 독수리는 부리가 날카로워지면서 깃이 길어지고 전혀 다른 닭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커 갔습니다.

닭들은 병아리 때나 똑 마찬가지로 마당에서 이리 저리 밀려 다니며, 모이를 먹고, 지렁이를 쪼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독수리도 닭처럼 여전히 마당을 뛰어다니며, 모이를 먹고, 지렁이를 쪼며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농부는 독수리를 눈여겨 보고 있었습니다. 독수리는 독수리 다와야지 왜 닭처럼 저러고 사는 걸까 딱하게 여긴 농부는 독수리를 안고 들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독수리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독수리다. 독수리는 저 공중을 나는 새다. 너의 눈은 백리 바깥을 볼 수가 있고, 너의 부리는 숲속의 맹수들과 싸워도 조금도 손색이 없는 무기다. 독수리야, 너는 독수리 답게 살아야 한다. 알겠니?” 하면서 독수리를 두 손으로 공중에 날려 주었습니다.

그러자 독수리는 날개를 펴고 공중으로 솟구쳐 날기 시작했습니다. 농부가 서 있는 곳을 두어 바퀴 도는 듯하더니, 이윽고, 공중으로 더 높이 날아 먼 산을 향해 떠났습니다.

인간의 영혼은 하늘을 그리워하게 지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탄은 우리들의 관심을 땅의 것에만 매이도록 ‘사탄이 주는 모이’를 먹이려 하고, ‘사탄이 주는 지렁이’를 잡게 하려고 길들입니다. 그리하여 종일 땅에만 고개를 박고, 땅의 것을 탐하며 살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고개를 들어, 하늘에 속한 우리의 영혼이 깨어나고, 하늘나라의 백성으로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찾아 오십니다.

하늘로부터 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합시다. 그리하여, 하늘나라에 속한 우리의 본색을 드러냅시다. ‘비상’ 하는 독수리처럼 하늘에 속한 우리들의 기상을 드러냅시다. 우리는 하늘에 속한 존재들입니다. 영원을 갈망하는 존재들입니다.

<기도> 천상에서 임하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저희의 머리를 들게 하옵소서. 땅의 것에만 몰두하던 저희의 삶을 벗어나게 해 주시고, 하늘에 속한, 영적인 것이 저희의 관심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살아가는 하늘나라 백성의 삶이 지금 이 곳에서 시작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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