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4장 18-22절 : 18)예수께서 갈릴리 바닷가를 걸어가시다가, 두 형제, 베드로라는 시몬과 그와 형제간인 안드레가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9)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나는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로 삼겠다.” 20)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21)거기에서 조금 더 가시다가, 예수께서 다른 두 형제 곧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셨다. 그들은 아버지 세베대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깁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셨다. 22)그들은 곧 배와 자기들의 아버지를 놓아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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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으로 새 해 들어, 제일 처음 맞이하는 성인기념일이 안드레의 날 (11.30) 입니다. ‘안드레’ (희랍어로 ‘인간미 있는’) 는 누구보다도 복음전도로 다른 사람을 주님께로 인도한 모범을 보였던 분입니다. 그는 자기 형 ‘시몬’ (‘귀를 기울임’) 베드로를 먼저 예수님께 인도했습니다. (요1:42) 그가 나중에 큰 사도가 되었지요?
같은 단락에, 가버나움의 또 한 형제가 세트로 주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의 이름은 형이 ‘야고보’ (‘빼앗는 자’) 이고, 동생이 ‘요한’ (‘하나님은 은혜로우시다’) 입니다. 이들 네 사람이 모두 가버나움에 살던 갈릴리 호수 어부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주님의 제자로 뽑힘을 받는 기준이 갈릴리 사람이어야 하느냐, 어부여야 하느냐, 형제로 세트여야 하느냐, 모두 아닙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는 데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고, 다만 주님께서 부르실 때에 순종하고 나서는 사람이면 모두 주님의 제자가 되는 것입니다.
제 아버지는 농촌에서 자라, 장로교 목사로 평생을 사셨습니다. 그는 평양 숭실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때에 소원하기를 성악가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졸업 무렵에 교장선생님에게 불려가, 장학금을 줄 터이니, 일본에 가서 신학공부를 해 가지고 목사가 되라는 권유를 받았습니다. 제 아버지는, 몇 날 후에 교장선생님을 찾아가서, 권유한 대로 신학공부를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목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니께서 의사가 되라고 바라셨는데, 정작 입학원서를 쓸 때에 신학과를 지망한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신학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까 많이 후회되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나 신학을 포기하고, 다른 길로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36세 되던 해에 사제 안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제 아들은 공부를 제법 했습니다. 이과 지망을 할 줄 알았더니, 입학원서를 쓸 때에 신학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성공회 성직자가 되려면, 다른 교단 신학교에서 학부를 마치고 신대원을 성공회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주었지만, 감리교신대에 가서 2년도 못 마치고, 성공회대로 전학해서 성공회 성직 안수를 받고 지금껏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참으로 기특합니다. 저는 그렇게 많이 방황하다가 돌아왔는데 말입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는 데에 정해진 코스가 없는 것 같습니다. 성격이 다부진 바울 같은 사람도 하나님께서 휘어잡아 사도로 쓰셨고, 성격이 유해서 밀라노의 시장 일을 잘하고 있던 암브로스를 발탁하셔서, 성직을 맡기기도 하셨고, 동네 망나니 프란시스를 붙들어 수도원장을 시키기도 하셨습니다.
말하자면, 공식이 없습니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우리를 불러서, 하나님의 ‘영적 사역’(성직 만이 아니라 평신도 사역을 포함한)에 쓰실런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눈을 피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의 눈과 마주치기를 기다리십니다. ‘결정의 시간’ (Decision Hour) 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물고기를 낚는 것으로 세월을 보내려던 이들을 불러, 인간의 영혼을 낚는 주님의 제자로 삼으신 일을 보며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지금도 순종의 사람들을 찾고 계신 주님, 안타까이 찾고 계신 주님의 눈길을 피하지 말고, 주님의 눈을 바라보며, 부르심에 응하는 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