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5장 29-31절 : 29)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서, 갈릴리 바닷가에 가셨다. 그리고 산에 올라가서, 거기에 앉으셨다. 30)많은 무리가, 걷지 못하는 사람과 지체를 잃은 사람과 눈 먼 사람과 말 못하는 사람과 그 밖에 아픈 사람을 많이 데리고 예수께로 다가와서, 그 발 앞에 놓았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31)그래서 무리는, 말 못하는 사람이 말을 하고, 지체장애인이 성한 몸이 되고, 걷지 못하는 사람이 걸어다니고, 눈먼 사람이 보게 된 것을 보고 놀랐고,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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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못 보는 사람이 오히려 주님을 명확하게 바라본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을 소개하려 합니다.
그 분의 이름은 Fanny Crosby 였습니다. 1820년에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서 1915년에 돌아가신 ‘찬송가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분입니다. 이 분은 태어날 때에는 두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태어난지 6주 만에 안질을 앓았습니다. 집 근처에는 의사가 없었으므로, 도시에 개업을 한 어떤 의사에게 왕진을 부탁했습니다.
의사는 우리들의 말로 ‘돌팔이’였던 모양입니다. 그가 이상한 약을 조제해서 눈에 발라 주고 갔는데, 그 약 때문에 그만 그는 갓난아기로 실명하고 말았습니다. 너무도 화가 난 그의 아버지가 의사를 찾아 갔을 때엔 이미, 그 의사가 Fanny의 소문을 듣고 어디론가 종적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Fanny가 한 살 때 돌아가셨고, Fanny 는 그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양육했습니다. 특별히 그의 할머니는 Fanny 에게 매일 성경을 가르쳤고, 신앙교육을 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맹아학교에 입학해서 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Fanny 는 시를 짓는 것이 취미여서 종종 할머니에게 자기 시를 들려 주곤 했습니다.
이것이 시 작업의 기초가 되어 평생에 9,000 여개의 찬송시를 쓰게 되었는데, 그 가운데 상당수의 시는 작곡가들이 곡을 붙여 우리에게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의 시로 된 우리가 아는 찬송 몇 곡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 찬송들을 이미 잘 아실 것입니다.
‘찬송하는 소리 있어 사람 기뻐하도다’(찬송가44), ‘예수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질 때’(찬144), ‘나의 주님 나의 주님 구원하실 때’(성가429) ‘너희 죄 흉악하나 눈과 같이 희겠네’(찬187),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 성령과 피로써 거듭나니’(찬204, 성484),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사랑하는 말일세’(찬219, 성590), ‘저 죽어가는 자 다 구원하고’(찬275), ‘후일에 생명 그칠 때 여전히 찬송 못하나’(찬295),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찬300), ‘자비한 주께서 부르시네 부르시네 부르시네’(찬321), ‘인애하신 구세주여 내 말 들으사’(찬337), ‘나의 갈 길 다 가도록’(찬434, 성555), ‘오 놀라운 구세주 예수 내 주’(찬446, 성287), ‘십자가로 가까이 나를 이끄시고’(찬496, 성571), ‘주님의 품에 안겨 나 쉼을 얻겠네’(성458) ….
어떻습니까? 마치 우리들의 찬송가를 모두 작사한 듯하지 않습니까? 놀라운 시인입니다.
앞을 못보는 Crosby 여사에게 보통 사람 이상으로 풍성한 신앙경험이 쌓여 있는 것을 보지 않습니까? 그의 맘 속에서 우러나는 신앙시의 감동이 많은 작곡자들을 울렸고, 또한 그들의 감동이 우리들을 지금껏 울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육안으로 보는 것 만이 대단스런 것이 아님을 통감합니다. 눈을 감고, 주님을 만난 사람들의 인식이 보통 사람을 훨씬 능가함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크로스비 여사 앞에서 이런 탄식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사님에게 시력을 주셨으면 얼마나 더 훌륭하게 살 수 있었을까요?” 그때 크로스비 여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게 단 한 가지 소원을 말해 보라고 한다면, 제가 다시 태어나도 앞을 보지 않게 해 달라고 빌고 싶습니다. 제가 하늘 나라에 갔을 때, 제가 제 눈으로 처음 뵐 분이 예수님이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세상에서 수많은 것을 보고 삽니다. 하지만, 저희가 제일 보고 싶어하는 것이, 예수님의 얼굴이요, 주님의 나라이게 하옵소서. 허망한 것들에 저희 시선이 이끌려 다니지 않게, 성령님이시여, 저희 눈을 인도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