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12장 42-47절 : 42)지도자 가운데서도 예수를 믿는 사람이 많이 생겼으나, 그들은 바리새파 사람들 때문에, 믿는다는 사실을 드러내지는 못하였다. 그것은, 그들이 회당에서 쫓겨날까봐 두려워하였기 때문이다. 43)그들은 하나님의 영광보다도 사람의 영광을 더 사랑하였다.
44)예수께서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요, 45)나를 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보는 것이다. 46)나는 빛으로서 세상에 왔다. 그것은, 나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47)어떤 사람이 내 말을 듣고서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 하더라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아니한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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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성찬식 예문에 신앙의 핵심을 정리해서 예배 때마다 ‘선포’ 하는 것이 있습니다. ‘신앙의 신비’라는 것인데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오십니다” 라고 일동이 함께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를 좀 풀어서 말하면, 1)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보내신 분, 곧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예수님은, 우리들의 죄를 대속하셨다는 사실, 2)예수님은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부활하심으로 우리 인간들과 원수 되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들에게도 부활의 소망을 주셨다는 사실, 3)승천하신 예수님은 장차 하나님께서 정하신 날에 심판주로 세상에 다시 오신다는 이 세 가지 사실을 기독교는 믿습니다.
세례를 받아야 기독교인이 되는 것도, 이 세 마디의 믿음에 근거하는 것이고, 우리가 교회 예배에 출석해야 하는 것도, 교회에 헌금을 바치는 것도, 이 세 가지 사실을 믿는 믿음이 중요하기 때문이고, 우리들의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으로 보여 줘야 하는 것도 모두 위의 세 가지를 믿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이 믿음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그것은 대부분 교회가 다양한 교파로 나뉘어, 저마다 신앙의 부수적인 요소들을 오히려 위의 세 가지 핵심적 신앙요소 못지 않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교회는 ‘안식일’을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성결’ 생활을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오순절’ 경험을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장로’ 제도를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감리’ 제도를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세례 말고 ‘침례’를 받아야 한다고 하고, 어떤 교회는 ‘episcopos’ (주교, 감독) 를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로마’(Roman) 전통을 중시하고, 어떤 교회는 루터(Luther) 전통을 중시합니다.
실상, 그 중시하는 것 때문에 교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의 세 가지 요소 때문에 교회가 존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나름의 주장하는 것들로 교단을 따로 세워 다투고 있어서, 기독교 신앙에 혼선을 일으키고, 교회를 약화시키고, 사람들을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하나님을 잘 믿는다는 명목으로 수 백 가지 ‘율법 시행세칙’ 들을 만들어서, 신앙을 혼선에 빠뜨리던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일컬어 ‘바리새파’라 했고, 또 ‘사두개파’라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드러내기 싫어했습니다. 그것은, 이 독선적 무리들에게 눈치가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올바로 풀어 설명하는 사람들의 설교를 듣다가도, “우리 교단에서 저 사람을 이단이라고 하지 않을까” 눈치를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종 저도 듣는 질문이, “아무개 목사 설교 들어 보셨어요?” “아무개 신부 설교 들어 보셨어요?” 이 질문에는 “혹시 이단적이지 않아요?” 라거나 “그분 말씀이 좋던데, 동감하세요?” 이런 질문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신앙 내용은 앞에 설명한 세 가지 만이 중요합니다. 그 밖의 것들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입니다. 부수적인 일로, 원리적인 일을 망가뜨리지 맙시다. 주님의 길을 평탄하게, 곧게 만들어 드립시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들의 잘못으로 구원자로 보내 주신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똑바로 전하지 못함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이를 바로잡게 도와 주시고, 예수님을 올바로 전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