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장 30-38절 : 30)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31)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32)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33)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34)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마리아가 말하였다.”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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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탄절이 되면 기억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분은 제가 다니던 교회에 출석하시던 장 집사라는 분으로, 그의 가정에서는 조그마한 연탄 공장을 경영하고 있었습니다. 50년대에는 대부분 가정에서 연탄을 연료로 썼습니다. ‘십구공탄’ (구멍이 열 아홉 개 뚫린 석탄) 이었습니다. 직업이 연탄을 다루는 것이어서, 그의 얼굴이나 옷은 항상 검정이 가득 묻어 있었습니다.
기쁜 성탄을 맞이하여 장 집사는 공장 앞을 지나는 행인들에게, 성탄의 기쁨을 알리는 이벤트를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온 가족이 길에 서서 성탄찬송을 부르기로 작정했습니다. 성탄을 앞둔 날, 그와 그의 온 가족이 공중목욕탕에 가서 깨끗이 씻고,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 입고, 공장 정문 앞에 일렬횡대로 서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송과 ‘기쁘다 구주 오셨네’ 찬송을 4절까지 다 불렀답니다.
장 집사가 이 일을 그의 간증으로 말해 주었을 때, 저는 중학생이었으므로, 만약 제가 그 집의 가족이라면 어땠을까, 동네 사람들에게 부끄럽다고 뒤빼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그 집안 자녀들에게 존경심을 느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의 행차하심을 기념하는 성탄에 어떤 감사의 이벤트를 가지시는지요? 마스크로 입을 막은 채, 길거리에서 성가를 부른다고요? 이웃들을 섬겨 주는 이벤트는 없을까요? 그저 조용히 지내자고요?
(2) 본문에서,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와서 전해 준 하나님의 계획은, 하나님의 아드님이 세상에 오셔야 하겠는데, 이를 위해서 어느 여인의 몸을 통해 인간의 아기로 태어나는 일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이 말씀을 듣던 마리아가 ‘하필이면 나를…?’ 하면서, 얼마나 당황했겠습니까?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동감하고 말았습니다.
천사와의 대화에서, 마리아는 마음을 작정하고, 하나님의 일에 몸 전체로 동조할 것을 약속합니다. “저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라고 하나님의 제안에 동의한 것입니다. 얼마나 장렬한 결정인지 모릅니다. 이는 목숨을 거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오늘(12.8)이 마리아의 이 결행을 기념하는 ‘성모시태’ 라는 기념일입니다.
(3) 하나님의 일이 진행되기 위해서, 저와 여러분의 몸을 동원할 일이 있을 때에, 얼마나 선뜻 호응하십니까? 저와 여러분에게서, 하나님의 일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하고 삐걱거리며 지체되는 일은 혹시 없습니까?
저는 그런 일이 많았습니다. 선교잡지를 출간하자고 사람들이 권했을 때에 제가 망설임으로 지체되어 결국 실패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교회 역사를 정리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 때가 두 번 있었는데도, 제가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아,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가장 큰 저의 태만은, 하나님께서 복음을 전하라고 맡겨 주신 정다운 이웃들이 있었는데, 제가 입을 다문 채로 지나서, 결국 신앙에 입문하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너무 늦었지만, 이 성탄절에 제가 회개합니다.
(4) 주님의 길을 “곧게 뻗어 있는 넓은 길”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들 앞에 놓여진 하나님의 계획에 선뜻 동의하고 헌신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저희가 선뜻 받아들이고, 헌신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