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3주 :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6)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5장 41-46절 : “41)그 때에 임금은 왼쪽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아, 내게서 떠나서, 악마와 그 졸개들을 가두려고 준비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42)너희는 내가 주릴 때에 내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고, 43)나그네로 있을 때에 영접하지 않았고,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지 않았고, 병들어 있을 때나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찾아 주지 않았다.’

44)그 때에 그들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우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이나, 목마르신 것이나, 나그네 되신 것이나, 헐벗으신 것이나, 병드신 것이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도 돌보아 드리지 않았다는 것입니까? 45)그 때에 임금이 그들에게 대답하기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 이 사람들 가운데서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하지 않은 것이 곧 내게 하지 않은 것이다’ 하고 말할 것이다.

46)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한 형벌로 들어가고, 의인들은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갈 것이다.” (새번역)

* * * *

오래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학교 후배와 함께 저녁을 먹고, 그 친구와 늦게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경로석에 쭈그리고 앉았던 승객 한 사람이 금방 먹은 것을 확 쏟아 놓았습니다. 아마도 술을 꽤 마신 것 같았습니다.

그 칸에 있던 사람들이 코를 쥐고, 다른 칸으로 내뺄 정도였으니까,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제 후배가 금방 사 가지고 온 신문을 깔대기 모양으로 둘둘 말더니, 제게 쥐고 있으란 겁니다. 저는 엉겁결에 그걸 받았습니다. 그러더니, 자기 두 손으로 그 토사물을 말끔히 떠서 신문깔대기에다가 담기 시작했습니다.

담자마자 후배가 절더러 “선배님, 안녕히 가세요” 하면서 제 손에서 그걸 빼앗아 쥐고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저는 그 후에 그 후배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가 빚 때문에 쩔쩔매고 있었고, 명동서 하던 사업은 접고, 어디론가 사라져, 어느 지방 대학교 앞에 음악감상실을 하고 있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정확하지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지방을 갈 일이 있어서, 그 대학교 앞을 샅샅이 뒤져 보았지만, 그의 음악감상실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진 후배가 종종 생각납니다. 그가 빚쟁이로 사람들에게 몰리고 살았어도, 그의 마음은 한결같이, 남들이 손을 대기 싫어하는 일, 하지만 누군가가 해 주면, 주변이 밝아지는 일을 위해서라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던 그 후배가 생각나곤 합니다.

어쩌면, 그렇게 살다가, 아마도 하늘 나라에 김 아무개 같은 사람이 필요해서 하나님께서 그를 먼저 거두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요? 적어도 곁에 앉아 있기가 불편한 사람이라면,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이라고 보아도 틀림 없을 것입니다.

가령 자주 씻을 형편이 못 되어서 냄새가 난다든지, 병들어 쿨럭거린다든지, 먹을 것이 넉넉하지 못해서 비썩 말랐다든지, 장애가 있어서 옆사람에게도 불편하게 보인다든지, 교양이 없어 보인다든지, 여하튼 곁에 있기가 좀 마음이 쓰이는 사람들을 두고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 주변에 그런 분들을 골고루 살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그들을 만나게 하십니다. 주의를 환기시키시는 것입니다. 요사이는 인터넷 정보로 그런 분들을 접할 기회를 많이 주십니다.

성인으로 일컫는 후란시스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가 동네에서 이름난 주먹으로 불량배들의 두목이 되었습니다. 나중엔 군인이 되어 벨기에에 포로로 붙잡혀 간 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한 중병을 앓고 난 후, 한 교회 예배에 출석했다가, “나의 쓰러진 교회를 재건하라” 하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아버지에게 졸라 상속받을 재산을 미리 받아서 교회 복구를 위해 헌금했습니다.

분개한 아버지는 아들 후란시스를 집에서 내쫓았습니다. 그는 거지가 되었습니다. 나병환자들의 친구가 되어, 경건생활로 들어갔습니다. 입고 있던 옷을 거지들과 바꾸어 입었고, 맨발로 지팡이도 없이, 이 마을 저 마을로 전전하며,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마침내 그의 추종자들이 있어서 볼로냐에서 ‘작은 형제회’ 라는 수도회를 설립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 원근에 저희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될 사람들이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게 해 주옵소서. 주님을 모시듯,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돌보라”고 하신 말씀 잊지 않고 살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