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데반이 첫 순교자가 되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사도행전 7장 1-2, 51-60절 : “대제사장이 스데반에게 물었다. “이것이 사실이오?” 스데반이 말하였다. “부형 여러분, 내 말을 들어 보십시오.” … “51)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이여, 당신들은 언제나 성령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당신네 조상들이 한 그대로 당신들도 하고 있습니다. 52)당신들의 조상들이 박해하지 않은 예언자가 한 사람이라도 있었습니까?

그들은 의인이 올 것을 예언한 사람들을 죽였고, 이제 당신들은 그 의인을 배반하고 죽였습니다. 53)당신들은 천사들이 전하여 준 율법을 받기만 하고,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54)그들은 이 말을 듣고 격분해서, 스데반에게 이를 갈았다.

55)그런데 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쳐다보니, 하나님의 영광이 보이고, 예수께서 하나님의 오른쪽에 서 계신 것이 보였다. 56)그래서 그는 “보십시오, 하늘이 열려 있고, 하나님의 오른쪽에 인자가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57)사람들은 귀를 막고, 큰 소리를 지르고서, 일제히 스데반에게 달려들어, 58)그를 성 바깥으로 끌어내서 돌로 쳤다.

증인들은 옷을 벗어서, 사울이라는 청년의 발 앞에 두었다. 59)사람들이 스데반을 돌로 칠 때에, 스데반은 “주 예수님, 내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60)그리고 무릎을 꿇고서 큰 소리로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하고 외쳤다. 이 말을 하고 스데반은 잠들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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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는 공산주의 국가나 무슬림 국가와 같은 전체주의 사회에서 흔히 권력자나 권력자의 아류들이 소위 ‘인민재판’ 이라는 것을 합니다. 그들이 듣기 거북한 말을 하는 사람을, 즉석에서 재판해서, 처형합니다.

무슬림 사회에서는 흔히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나 친족이 무슬림을 배반하게 되면 사회의 건덕을 세운다는 명분으로, ‘배반한’ 식구, 또는 배반한 이웃을 죽이는 것입니다. 그들이 죽이는 방법은, 오늘의 본문에서 스데반을 죽이는 장면에서 보듯이, 무리가 함께 돌을 던져 죽입니다.

무리들이 죽일 대상을 돌로 치기 전에, 꼼짝 못하게, 몸의 일부를 흙에 파묻은 후에 돌로 쳐 죽이기도 합니다. 가령 하반신만 땅에 묻기도 하고, 때로는 머리와 목만 땅 위로 내어놓고, 돌로 치기도 합니다.

스데반을 죽인 이유는, 스데반이 대제사장을 비롯한 유대인 사회의 지배층에 대해서 그들이 나사렛 예수를 죽인 책임을 지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유대인 사회의 최고권력자인 대제사장을 면전에서 지탄하는 일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예수님의 제자들, 특별히 베드로가 얼마 전, 오순절에 성전 뜰에서 유사한 설교를 했었고(행 2장), 또 베드로와 요한이 의회에 연행되어 가서 심문을 당할 때에도, 거기 모였던 일반 군중들 앞에서 유사한 설교를 했던 일이 있었습니다(행 4장).

만약 이런 종류의 비판적 항변이 표면화되기 시작하면, 민중 폭동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지도자들은 이를 초기에 진압해 놓지 않았다가는 장차 크게 일이 번져서, 자신들의 기득권이 무너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스데반을 ‘인민재판’으로 처형했던 것입니다.

스데반을 돌로 치기 시작한 것은, 스데반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아, 하늘이 열려 있고 하나님 오른편에 사람의 아들이 서 계신 것이 보입니다”(56절) 이렇게 신비로운 체험 속에서 증언할 때였습니다. 대제사장의 무리들은 갑자기 분격하여, 그에게 달려들어, 성 바깥으로 끌고 나가, 내동댕이를 치고, 스데반을 돌로 친 것입니다.

돌은 빗발치듯 날아갔고, 스데반은 삽시간에 피투성이가 되어, 임종기도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주 예수님, 제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돌리지 마십시오.” 스데반은 머리와 얼굴에 계속 날아오는 돌멩이를 맞으면서도, 원수들을 용서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기독교 역사의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그 이래로 지금껏 2천 년 동안 수많은 순교자들이 스데반의 뒤를 이어, 땅에서의 일을 끝내고, 하늘로 올리우셨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이 세상에서 평탄하게 생애를 마치고 하늘나라에 들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주님의 뜻이, 어느 누군가를 순교자로 부르실런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여러분 중에 순교의 길로 하나님께서 부르신다면, 그 때에는, 조용히 스데반의 뒤를 따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순복하시는 것이 옳습니다. 바란다고 해서, 그 영광을 입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스데반의 죽음 앞에 저희가 경건하게 옷깃을 여밉니다. 저희도 복음진리를 위하여, 저희의 목숨보다 고귀한 복음을 증언하기를 멈추지 말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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