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 요한복음 1장 40-42절 : 40)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를 따라간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시몬 베드로와 형제간인 안드레였다. 41)이 사람은 먼저 자기 형 시몬을 만나서 말하였다. “우리가 메시아를 만났소.” (‘메시아’ 는 ‘그리스도’ 라는 말이다.) 42)그런 다음에 시몬을 예수께 데리고 왔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로구나. 앞으로는 너를 게바라고 부르겠다.” (‘게바’ 는 ‘베드로’, 곧 ‘바위’ 라는 말이다.)
** <오늘 차용> 베드로전서 2장 4-5, 8, 13, 16, 18절 : 4)주님께 나아오십시오. 그는 사람에게는 버림을 받으셨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받은 살아 있는 귀한 돌입니다. 5)살아 있는 돌과 같은 존재로서 여러분도 집 짓는데 사용되어 신령한 집이 됩니다. … 8)그들이 걸려서 넘어지는 것은 말씀을 순종하지 않기 때문이며, 또한 그렇게 되도록 정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 13)여러분은 인간이 세운 모든 제도에 주님을 위하여 복종하십시오. … 16)여러분은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그러나 그 자유를 악을 행하는 구실로 쓰지 말고, 하나님의 종으로 사십시오. … 18)하인으로 있는 여러분, 극히 두려운 마음으로 주인에게 복종하십시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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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부산에 살던 시절에, 제가 살던 동네에는 ‘판바우’ 라는 저와 나이가 비슷한 아이가 살았습니다. 이름이 ‘판’으로 시작해서, 그 이름은 별명인 줄로 오인했었는데, 성이 ‘판’ 씨인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우’는 정말 그 아이 이름이었고, ‘바위’의 부산 식 표기였습니다. 빡빡 깎은 그의 머리가 바위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버나움에서 만난 시몬이라는 사람에게 ‘베드로’ 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 후로 본래의 이름인 시몬보다 ‘베드로’ 라는 이름을 더 애용했던 것 같습니다. ‘베드로’는 희랍어로 ‘바위’라는 뜻인데, 당시 지중해 연안에서는 자기 나라 말 못지않게 희랍어도 흔히 쓰고 있어서, ‘베드로’ 즉 ‘든든한 반석’ 이라는 뜻의 ‘바위’ 로 호칭되는 것에 아무 스스럼이 없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난 첫 대면에서 ‘바위’ 라는 새 이름을 받게 된 것은 무슨 까닭이었을까요? 생김생김 때문에 이름을 주신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한 두 마디 말을 건네 보니, 벌써 그의 우직한 성격이 돋보여서, 이를 칭찬해서 주신 이름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예수님께서 어떤 사람을 제자로 부르셨을까 하는 점입니다. 신학교 학생면접처럼 했을까요? 성경을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가, 얼마나 성경을 많이 암기하는가, 스펙이 남다른가, 외국어 실력이라든지, 헬라 철학이라든지, 또 가족상황은 어떤지 등등. 그런데 그 어느 것도 아니었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의 인사발탁에서는 볼 수 없는 어떤 기준을 적용하셨거나, 아니면 아무 기준이 없었던 것 같이 보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날 베드로를 스카우트하실 때에 참으로 인상깊은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시오” 라는, 다분히 미래지향적인 말씀입니다. 베드로는 ‘즉시’ 예수님을 따라 나서서 제자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도 열 두 제자 가운데서 가장 입바르게 주님의 질문에 응답했고, 모범 제자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그런 시원시원한 성격이 마음에 드셔서 베드로를 제자 삼으신 것일까요?
나중에 베드로 자신이 쓴 베드로 전, 후서에서 그가 독자들을 향해서 권유하는 말씀 속에, ‘복종’ 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옵니다 (본문 참조). 아마도 베드로의 심중에 예수님과 동행했던 3년간의 제자훈련에서 ‘복종’ 이라는 교훈이 가장 마음깊이 새겨진 내용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복종은 훈련했다고 복종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복종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전도여행 3년을 다니는 동안, 예수님의 인격을 진정 마음으로 존경하고 사랑했다고 보입니다. 참으로 목숨을 다 바쳐 예수님을 지켜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이 베드로가 받은 제자훈련이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도 저희 일생에 제자훈련을 받고 살게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을 온전히 알고, 마음을 다하여 예수님을 사랑하며, 복종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진실로 예수님을 지켜 드리고,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삶을 힘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