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4장 17-18, 20-24절 : 17)이 때부터 예수께서는 전도를 시작하시며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다가 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18)예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걸어 가시다가 베드로라는 시몬과 안드레아 형제가 그물을 던지고 있는 것을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 하시자 20)그들은 곧 그물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 갔다. 21)예수께서는 거기서 조금 더 가시다가 이번에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를 보셨는데, 그들은 자기 아버지 제베대오와 함께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들을 부르시자 22)그들은 곧 배를 버리고 아버지를 떠나 예수를 따라 갔다. 23)예수께서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서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24)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지자 사람들은 갖가지 병에 걸려 신음하는 환자들과 마귀들린 사람들과 간질병자들과 중풍병자들을 예수께 데려 왔다. 예수께서는 그들도 모두 고쳐 주셨다.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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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 무슨 일을 하시러 이 세상에 오셨나를 구체적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퍽 단편적으로 기록했기 때문에 그저 그런가보다 하고 읽을 수가 있습니다마는, 좀 정신을 차리고 읽으면, 오늘의 우리들의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첫째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회개하라. 하늘 나라가 다가 왔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교회가 세상에 선포해야 할 대표적인 말씀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교회들은 ‘회개하라’ 는 말을 잘 안 합니다.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서, 이 말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사람들과 화해하고 싶으셔서, 외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고, 이 회개운동을 계속하시기 위해서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교회당 건축에는 전통적으로 뾰죽한 종탑이 하나나 둘, 또는 여러 개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여러분의 눈을 들어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 주목하시오” 라는 의미로 그렇게 까다로운 공사를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건물만 그렇게 지었다고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러 보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은 그런 무리한 공사를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회개를 종용하는 일이 그쳐진 것은 아닙니다.
회개를 하면, 인간과 하느님 사이에, 인간의 죄로 말미암아 불화했던 관계가, 화해의 관계로 회복됩니다. 교회에서 회개하는 일이 그치게 되면, 교회는 싸늘해지고, 이것이 오래 지속되면, 교회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마침내 유럽의 교회들처럼 됩니다.
둘째로, 본문 18절 이하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일이 기록되어 있고, 또 23절에는 예수님께서 회당에 가셔서도 ‘가르치셨다’고 했습니다. 교회가 전도하는 것은 교인 수만 늘리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던 전도, 곧 회개와 하늘나라의 선포의 일을 행할 제자들을 양육하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교인들을 품어서, 그들을 양육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궁극적으로 거듭난 인생, 성령 안에 사는 삶, 그리고 전도자가 되는 일에 있습니다.
셋째로 예수님은 많은 병자들을 고쳐 주셨다고 했습니다. 병원이 없었기 때문에 병으로 인한 고통을 풀 길이 없어서, 예수님께로 왔던 것입니다. 오늘날은 곳곳에 병원이 있고, 용한 의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로 달려오지 않고, 병원으로 갑니다. 그러나 교회가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을 돌보는 일을 등한히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세 가지 사명은 마지막 날 주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교회가 지속해야 할 기본적인 사명이요, 살아 있는 교회라면 반드시 수행해야 할 기능입니다.
신유의 은사가 옛날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도 개개인의 육신과 심령이 치유받기 위해서, 그리고 병든 사회공동체가 치유받기 위해서, 교회가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예수님께서 이 세상 속에 오셔서 설립하신 교회를 저희가 힘써 섬기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회개하고 하느님께로 돌아오라’ 하신 소식을 전하는 일과, 주님의 제자를 양육하는 일과, 병든 영혼, 병든 사회공동체를 치유하는 일에 저희의 정성을 다하도록, 성령이여, 이끌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