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1서 4장 7-12절 : 7)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났고, 하나님을 압니다. 8)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드러났으니, 곧 하나님이 자기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그로 말미암아 살게 해주신 것입니다. 10)사랑은 이 사실에 있으니, 곧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자기 아들을 보내 어 우리의 죄를 위하여 화목제물이 되게 하신 것입니다.
11)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께서 이렇게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12)지금까지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또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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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간에 제 60년 친구가 죽었습니다. 평소 당뇨 때문에 고생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죽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가 치과에 다녀오다가 전철역에서 갑자기 복통 때문에 쓰러졌답니다. 사람들이 달려와서 119를 불러 주어 응급실에 실려간 친구 목사는 급성췌장염으로 진단이 되었습니다. 24시간 동안, 복부가 잔뜩 부어오르고, 모진 고통 속에 있다가 숨을 거두고 말았다 합니다.
부음을 들은 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 목숨이 경각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리고, 그의 아들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아버지처럼 용의주도한 아들 목사는 저에게 그의 아버지의 임종에 관해서 소상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는 대학을 입학하여 그 친구를 처음 사귀게 된 때로부터 지금까지, 그와 더불어 지내온 날들을 회고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는 그 친구가 내게 신세 많이 지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전적으로 제가 그 친구 신세를 지고 살았던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를 위해 하나님께서 저를 붙여 주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저를 위해, 어쩌면 가장 적합한 친구를 제게 보내 주신 것이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마치 토비트서에 나오는 천사 라파엘처럼, 저에게 인생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게 하고 저에게 구원의 길을 알려 준 친구였습니다.
저는 워낙 속좁은 인간이어서, 누구에게도 제 곁을 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그런 눈치 보지 않고, 제게 주책스럽다고 할 만큼, 달려들어, 끈질기게 저를 포용하면서, 제 친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제게 저 자신의 모습을 투명하게 바라보도록 거울 노릇을 해 준 친구였던 것입니다.
그가 떠나고 나서야, 그를 더 적극적으로 사랑하지 못했던 것을 통탄합니다. 손을 내밀면 얼마든지 더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을..
그는 감리교 목사로 청년기에는 농촌교회와 개척교회에서, 중년기에는 크지 않은 지역교회를 섬기며 목회하다가 장년에 이르러서는 교도소선교 사역을 위해서 전념했습니다. 재소자들에게는 참으로 좋은 인생 선배로 함께 해 주었던 전도자로 지금까지 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하루 병통으로 신음하다 죽었으니,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위하지만, 그러나 너무나 제 곁이 허전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제게 가장 적합한 친구 채기화 목사를 평생 제게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그의 죽음을 통해서 제 죽음도 준비시켜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어느 날 저를 부르시든지, 감사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설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고, 또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힘입어, 정답던 친구도 반가이 만날 날을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