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의 공통점은 ‘보통 사람’ 이라는 것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3장 13-19절 : 13)예수께서 산에 올라가셔서, 원하시는 사람들을 부르시니, 그들이 예수께로 나아왔다. 14)예수께서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또한 사도라고 이름하셨다.] 이것은, 예수께서 그들을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그들을 내보내어서 말씀을 전파하게 하시며, 15)귀신을 쫓아내는 권능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16)[예수께서 열둘을 임명하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는 이름을 덧붙여 주신 시몬과, ‘천둥의 아들’ 을 뜻하는 보아너게라는 이름을 덧붙여 주신 세베대의 아들들인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과, 18)안드레와 빌립과 바돌로매와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다대오와 열혈당원 시몬과, 19)예수를 넘겨준 가룟 유다이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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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제자로 뽑힘을 받은 사람들은 어떤 점에서 뽑힘을 받게 되었을까요? 남달리 충성스러운 기질의 사람들만 뽑은 것이었을까요?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룟 유다 같은, 배반할 사람을 몰라서 뽑은 것은 아니었지요. 시몬 베드로의 경우를 봅시다. 예수님께서 곤경에 계실 때에, 참으로 의리부동하게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사람이었습니다. 충성심이 기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성격적으로 진실된 사람, 신중한 사람을 고른 것일까요? 그런 착실한 사람을 뽑았을 것이라고도 생각이 되는군요.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령 바돌로매(나다나엘, 요1:47) 같은 사람은 그런 성격으로 분류될는지 몰라도, 곧잘 과격한 말을 내뱉고, 내심의 출세욕을 감추지 못해서 다른 제자들에게 미움을 샀던 (막10:35-41)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이라든가, 열혈당원 시몬이라든가, 꽤 격렬한 성격의 사람도 있었던 것을 보면, ‘착실한 사람’이 기준이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유능한 사람을 택하신 것 같지도 않습니다. ‘특공대 작전’을 펼치는 데에 필요한 각종 분야의 특출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동원한 것 같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종합하면, 아마도 제자들을 뽑으신 기준은 ‘보통 사람’ 이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부, 세리, 독립군, 누구든지 제자 되는 데에, 별다른 기준이 없었습니다. 뭘 좀 칭찬을 받게 되면 우쭐하고, 피곤할 때면, 스승이 체포되어 가거나 말거나 산등성이에서도 깊이 잠에 취해 있었던 그런 보통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막14:37, 40)

그런 제자들에게 이런 저런 경험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깨달을 기회를 주셨고, 예수님의 마음 속에 끓어 오르는 인류 구원의 의지를 옮겨 심어 주셨던 것입니다.

끝까지 인간적인 이기심과 자기안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가룟 유다)은 마침내 스승을 돈 몇 푼에 배반하고 말아, 자결로서 인생을 마감했고, 돌이켜 회개한 사람(시몬 베드로 등)은 새 사람이 될 기회를 얻어,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숭고한 사명을 위해 헌신하던 나머지, 거룩한 순교자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던 것입니다.

지난 2천 년 동안 어느 누구든 주님의 제자가 되는 데에는, 이 ‘보통 사람’이면 되는 기준은 변함이 없습니다. 죄악의 유혹에 곧잘 넘어가고, 그러나 예수님의 격려를 받게 되면, 돌이켜 새 출발을 하기도 하고, 헌신의 약속도 곧잘 하지만, 몸이 잘 따라 주지 않으면, 쉽게 지쳐 버리고 마는 그런 나약한 인간이 제자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주님의 사람으로 남는 사람이 제자가 되는 것이고, 중도 탈락하는 사람은 제자로 남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자로 승리하느냐 못하느냐는, 마지막까지 완주하느냐 못하느냐로 정해집니다.

인간을 억지로 통제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은, 끝까지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십니다. 이것이 인간을 인격으로 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요, 관용이요, 인내인 것입니다. (롬2:4)

<기도> 주 하나님, 저 같이 의지박약한 인간도 제자로 쓰신단 말씀입니까? 저 같으면 일찌기 포기했을 텐데도, … 끝끝내 붙들고 계신 하나님께 감복합니다. 저 같은 나약한 인간도 하나님의 군사로 삼으셔서, 영광을 받으시며, 하나님의 사랑과 인내와 긍휼하심이 마침내 승리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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