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억 속에 있는 영광스러움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8장 34-38절 : 34)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35)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36)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37)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38)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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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평양의 소위 ‘종로인민학교’ 1학년을 저는 입학하였습니다. 이미 공산주의 정권은 학교교육을 공산주의 방식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교실 앞벽에 김일성과 스탈린의 사진액자가 걸려 있고, 날마다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수업은 시작됐습니다.

2학년 시절이었습니다. 교회를 못 다니게, 일요일마다 ‘인민소년단’ 훈련 소집을 했습니다. 제식훈련을 했고, 인민군이 부르는 ‘출정가’ 등 군가를 학습시켰습니다.

저희 반 급장은 주일에 교회를 가야 한다며, 인민소년단 훈련에 늘 빠졌습니다. 그러나 평일 수업에서는 늘 1등을 했습니다. 학기말에 성적표를 나누어 주고, 시상식을 할 때에 그 급장은, 그렇게 공부를 잘 하는데도, 상을 못 받았습니다. 품행점수가 60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일에 교회 가는 사람은, 낙제를 면하는 60점 이상의 점수를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급 김근환선생님께서는 우등생 몇 명에게 학교가 주는 우등상장 시상식을 마치고서는, ‘담임선생님 상’ 을 따로 주셨습니다. 그 급장을 호명해서, 준비한 상품을 주신 것입니다. 지금도 그 일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공산주의 체제에 그런 선생님이 계셨다니 말입니다.

저는 지금껏 많은 경하하는 행사를 보았습니다. 사람들의 박수를 받고, 학교나, 회사나, 사회에서 드높여 주는 표창장이나, 메달을 받고, 각종 매스컴을 통해서 그들의 공로가 알려지고, 여러 사람들의 칭송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의 본문을 보면, 예수님의 ‘재림의 날’이 오기까지는, 아직 진정한 칭찬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왜냐하면, 아직 주님께서 베푸시는 칭찬이 남아 있으므로, 누가 진정한 칭찬을 받을 만한 사람인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누가 진정 “자기를 부인하며 살았고”, 누가 진정 “자기 십자가를 졌고”, 누가 진정 “주님과 주님의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쳤던” 사람인가를 아직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럼 언제 알게 되느냐?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는 날에 이윽고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본문 34-35절)

저는 이 말씀을 좋아합니다. 제가 그 날에 칭찬 받을 사람이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너무도 세상 역사는 칭찬 받을 사람들이 칭찬을 받는 것이 아니고, 칭찬을 받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느 역사가가 있어서, 역사를 소상하고 정확하게 적어 놓겠습니까? 세월이 흐르면, 세상 역사는 모두 잊혀져 버리고 만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원토록 우리들의 역사를 잊지 않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에, 그분의 기억 속에만 우리가 남아 있다면, 우리의 역사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다 사라져 버린다 해도, 조금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믿음을 지니고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께서 모든 기억을 지니신 하나님이심을 찬양합니다. 저희 인간 역사의 완전한 진위를 가려 주실 하나님께서 영원토록 계시므로 저희는 안도합니다. 장차 주님께서 재림하시고, 영원한 나라에서 칭찬받을 소망으로 저희가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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