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6장 27 – 32절 : 27)그러나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의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 해 주고, 28)너희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축복하고, 너희를 모욕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29)네 뺨을 치는 사람에게는 다른 쪽 뺨도 돌려대고, 네 겉옷을 빼앗는 사람에게는 속옷도 거절하지 말아라.
30)너에게 달라는 사람에게는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사람에게서 도로 찾으려고 하지 말아라. 31)너희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여라. 32)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하면, 그것이 너희에게 무슨 장한 일이 되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사랑한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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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구세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을 사람들은 일명 ‘평화의 왕’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제자들에게 사회적 삶의 지침으로 놀라운 교훈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네 원수를 사랑하여라”. 이것은 구약성경에서 말하는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말하자면, 행한 그대로 갚으라는 지침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뺨을 치는 사람에게 다른 뺨도 치라고 돌려댈 것을 말씀하십니다. 빌려간 돈을 갚지 않아도, 빌린 물건을 돌려주지 않아도, 돌려받을 생각을 아예 하지 말고 그냥 두라고 말씀하십니다. 손해를 보라는 말씀이신 것입니다.
만약 그렇게 산다면 사람들에게 늘 얻어맞기만 하고, 빼앗기기만 하고, 그래서 ‘바보’ 소리를 들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치심은, ‘바보’ 소리를 들을 만하게 살라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개인의 삶의 자세로서는 이것이 옳다는 말씀이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을 토대로 세워진 기독교의 역사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살아 온 것을 우리가 봅니다. 가령, 중세기에 십자군은 비기독교 지역의 나라들을 쳐들어갔고 수많은 사람들을 살육했습니다. 더구나 식민지시대에 영국, 프랑스, 덴마크,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소위 ‘기독교국가’ 들이 아프리카,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쳐들어가 살육, 파괴, 탈취, 노예사냥, 식민지지배 등 아주 몹쓸 짓을 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는 종교를 믿는다면서, 이런 엉터리 신앙생활을 했던 나라 백성들이 전한 기독교를 제대로 받아들였을 리가 없습니다. 다행히도, 아시아 아프리카 사람들이 스스로 성경을 읽는 동안에, 예수님의 교훈을 귀한 것으로 받아들여, 예수님을 제대로 믿게 된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이루어진 일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고 해서, 전쟁을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전쟁 억지력을 갖춰야 합니다. ‘중립국’ 임을 선언했다고 해서, 평화롭게 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먼저 전쟁을 도발해서는 안 됩니다마는, 다른 나라의 침략에 대비해서 군사력을 키울 책임이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나라들의 사회적 책임입니다.
설혹, 자신의 나라는 평안하더라도, 지금 이웃 나라가 침략을 당해서, 자유가 박탈 당하고, 나라가 침략자의 속국이 되고, 재산이 약탈 당하게 생겼으면, 군대를 파견해서, 그들의 나라를 지켜 주는 일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이 정신에 입각해서 유엔이 창설되었고, 지금껏 세계 속에는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의로운 전쟁’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무슬림들도 이 말을 쓰고 있고, 기독교권에서도 이 말을 쓰고 있습니다. ‘의로운 전쟁’ 이라는 깃발 아래 심지어 전쟁을 도발하기도 합니다. 의로운 전쟁의 명분 아래 수많은 군인과 평민들이 죽어갑니다. 그래서 ‘의로운 전쟁’이라는 말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불의한 전쟁도발자가 분명히 규명되는 경우라면, (2)정규의 정권이 전쟁을 억제하려고 결정한 경우라면, (3)전쟁이 최후의 수단이라면, (4)전쟁을 통해서 정의가 수호된다면, (5)성공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등등의 전제 아래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기독교 국가들이 전쟁에 가담했던 이유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방식입니다. (웨인 그루뎀, ESV스터디바이블, 성경윤리 개관, p.2665)
<기도> 주 하나님, 이 세상에 평화를 주옵소서. 하나님을 믿는 백성들로 하여금 평화의 사도들로 살게 하시며, 이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때로는 의로운 전쟁에 책임있게 참여할 수 있는 용기와, 힘과, 지혜와, 믿음을 주시옵소서. 주여, 이 혼란한 세상에 하나님의 평화를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