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9장 16-20, 23-26, 28-29절 : 16)예수께서 그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는 그들과 무슨 논쟁을 하고 있느냐?” 17)무리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께 대답하였다. “선생님, 내 아들을 선생님께 데려왔습니다. 그 아이는 말을 못하게 하는 귀신이 들려 있습니다. 18)어디서나 귀신이 아이를 사로잡으면, 아이를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며,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제자들에게 그 귀신을 쫓아내달라고 했으나, 그들은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19)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아, 믿음이 없는 세대여,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겠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에게 참아야 하겠느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20)그래서 그들이 아이를 예수께 데려왔다. 귀신이 예수를 보자, 아이에게 즉시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아이는 땅에 넘어져서, 거품을 흘리면서 뒹굴었다. …
23)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할 수 있으면’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 24)그 아이 아버지는 큰소리로 외쳐 말했다. “내가 믿습니다. 믿음 없는 나를 도와 주십시오.” 25)예수께서 무리가 어울려 달려오는 것을 보시고, 악한 귀신을 꾸짖어 말씀하셨다.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되게 하는 귀신아, 내가 너에게 명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말아라.” 26)그러자 귀신은 소리를 지르고서, 아이에게 심한 경련을 일으켜 놓고 나갔다. …
28)예수께서 집 안으로 들어가시니, 제자들이 따로 그에게 물어 보았다. “왜 우리는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습니까?” 29)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런 부류는 기도로 쫓아내지 않고는, 어떤 수로도 쫓아낼 수 없다.” (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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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한 경련증과 말을 못하게 하는 등 복잡한 병을 앓고 있는 아이를 두고, 율법학자들과 주님의 제자들 사이에 언쟁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14절) “이렇게 하면 낫더라”, “아니다, 그래도 나중에 또 발작하더라”, “아니다, 이렇게 하면 낫는다”, “그럼 네가 낫게 해 봐라”, “왜 그런지 난 잘 안 된다”, “거 봐라, 너도 못 고치면서 무슨 큰 소리냐”, “우리 선생님 오시면 할 수 있을 거다”, “너희 선생이라도 못 고칠 거다”, 이런 말싸움들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괴질을 앓고 있는 불쌍한 어린이를 바라보면서, 속히 병을 고쳐 줄 생각보다 우선하고 있었던 것은, 제자들은, 어떻게 율법학자들을 꺾어누이냐, 율법학자들은, 어떻게 이 제자들을 망신살 뻗치게 해 줄 수 있겠는가에 더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 지금 코로나 때문에 세계가 힘든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정치가는 이것이 정권을 장악하는 데에 활용될 수는 없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인상이 짙고, 정작 의학계에서는 코로나를 극복할 별 다른 대책이 없는 것 같고, 성직자들은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은 교세의 위축이 가져오게 될 ‘교회유지의 어려움’을 더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2천 년 전의 무리들과 똑 같은 현상으로 보입니다.
[2] 예수님은 질문하셨습니다. “무슨 싸움들을 하고 있는 거냐?” “아이의 병을 못고쳐서 이 야단입니다” 라는 대답을 들으시고, 탄식하시기를, “아, 믿음 없는 세대여,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지내야 한단 말이냐?” 하셨습니다. 누가 믿음이 없다고 하신 말씀이었을까요? 율법학자들…? 물론입니다. 그러면 제자들은? 제자들도 주님께서 ‘믿음이 없다’고 탄식하신 대상에 들어있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신 것을 본 아이 아버지가 예수님께 매어달렸습니다. “하실 수 있으시면, 제 아이 좀 고쳐 주십시오” 라고 하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내가 고칠 수 있다” 라고 하지 않으시고, “‘할 수 있으면’ 이 무슨 말이냐? 믿는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이 아버지는 “예, 제가 믿습니다. 그리고 믿음 없는 저를 좀 도와 주십시오” 라고 간청합니다.
>> 오늘날의 상황도 똑같아 보입니다. 주님께서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보시고 다른 말씀 하실 리가 없습니다. “아, 이 믿음없는 세대여,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고 보고만 있어야 한단 말이냐?”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주님 앞에 무릎을 꿇는 수 밖에 없습니다. “주님, 용서하옵소서. 저희가 믿음이 부족하여 병도 고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 소용돌이 속에서도 허튼 짓들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3] 제자들은 꾸중을 듣고서, 예수님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 여쭈었습니다. “저희가 병을 못 고친 것은 왜 그렇습니까? 저희에게 베푸신 능력이 정지한 것입니까?” 예수님의 대답은 단 한 마디셨습니다. “너희들이 기도하지 않고서는 그런 병은 못 고친다” 하셨습니다.
>> 우리는 지금 이렇게 항의합니다. “아닙니다, 주님. 코로나 멈추어 달라고 얼마나 기도를 많이 드렸는데, 우리 기도가 기도가 아니었단 말씀입니까? 도대체 어떻게 기도해야 되는데요?” …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가만히 우리들의 눈을 뚫어보시며 말씀하실 것입니다. “정말 기도했느냐?” 라고 말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의 회개와 기도가 주 하나님의 보좌에 상달되게 해 주시옵소서. 마음 속의 회개가 삶으로 지속되게 하시고, 하나님의 뜻에 합하는 기도가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