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16장 9-13, 15절 : “ 9) 그러나 사실은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는 더 유익하다. 내가 떠나 가지 않으면 그 협조자가 너희에게 오시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보내겠다. 8) 그분이 오시면 죄와 정의와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어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9) 그분은 나를 믿지 않은 것이 바로 죄라고 지적하실 것이며
10) 내가 아버지께 돌아 가고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 하느님의 정의를 나타내시는 것이라고 가르치실 것이고 11) 이 세상의 권력자가 이미 심판을 받았다는 사실로써 정말 심판을 받을 자가 누구인지를 보여 주실 것이다. 12) 아직도 나는 할 말이 많지만 지금은 너희가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13)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너희를 이끌어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하여 주실 것이다. 그분은 자기 생각대로 말씀하시지 않고 들은 대로 일러 주실 것이며 앞으로 다가 올 일들도 알려 주실 것이다. … 15) 그래서 성령께서 내게 들은 것을 너희에게 알려 주시리라고 내가 말했던 것이다.”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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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본문은 쉬운 것 같은데, 어려운 말씀이고, 어려운 말씀 같은데 쉬운 말씀입니다. 8절을 보겠습니다. “그분이 오시면”은 “성령께서 오시면” 이라는 뜻입니다. 성령께서 “죄와 정의와 심판에 대하여”,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실 것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는, 아직 대제사장의 하속들에게 체포되기 이전의 일이었고, 십자가에 달리실 일은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때의 일입니다. 하지만, ‘보혜사 성령 께서 오실 때’ 라는 말은, 이미 예수님께서 무참히 돌아가셨다가, 장사한지 사흘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사신 후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예언의 말씀인 것입니다.
(1) [죄에 대하여] =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그분을 죄인으로 몰아, 빌라도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박아 죽인 자들이, 얼마나 큰 ‘죄를 지은’ 것인가를, 지금은 잘 몰라도, 성령께서 임하시면, 밝히 깨닫게 해 주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2) [정의에 대하여] = 세상이 거부해서, ‘신성모독’의 죄인으로 몰아, 십자가 처형을 당하게 했던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께서 부활하게 하시어, 하늘 나라의 영광 보좌에 앉히셨다는 사실을, 지금은 사람들이 몰라도, 성령께서 오시면 이를 깨닫게 해 주셔서, 그분이 의로우신 분임을 입증하실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3) [심판에 대하여] = 감히 하느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심판대에 세웠던 자들이, 얼마나 사악한 일을 한 사람들인가를, 지금은 몰라도, 성령께서 오시면, 온 세상으로 하여금 이를 깨닫게 해 주실 것이라는 뜻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육신을 지니신 하느님’ 으로 세상에 오셔서, 사람들을 친히 만나 주셨고, 하느님께서 의도하시는 일에 관한, 인간들이 품은 모든 의문을 대답해 주셨고, 인류 구원에 관해서 모든 필요한 일을 마치셨습니다.
그러나 성령은, 육신이 아닌, ‘영으로 임하시어, 우리 인간을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하느님’ 이십니다. 성령에 관한 말씀들은, 사복음서 처럼 한 곳에 정리되어 있지 않고, 성경 이곳 저곳에 적혀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살펴 보는 사람들은 알 수 있지만, 그냥 백과사전 찾듯이, 성경 속에 ‘성령’ 항목이 따로 기록되어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눈에는, 성령에 관한 일목요연한 기록이 드뭅니다.
다만, 오늘 성령에 관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성령의 인도를 받으면, ‘영적 통찰’(또는 ‘영적 지혜’, 고전13:)과 ‘영적 분별’(고전2:)의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에 관해서만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들로 하여금 죄를 미워하게 해 줍니다. ‘거룩’은 하느님께 속한 것이므로, 거룩을 선택하지 않으면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믿음 훈련을 받는 중에 ‘인내심’을 키워 주십니다. 중도에 탈락하지 않게 지켜 주십니다. 또한 얼마간 기도생활을 해 보고 나서, 꽤나 하느님과 가까워진 체 교만해지지 않도록 겸손한 자세를 주십니다. 말씀에 순종하게 하시고, 날마다 영적으로 성장하게 하십니다. 이것이 성령의 ‘영적 통찰’의 도우심입니다.
‘영적 분별’ 이라 함은, 세상에 성령께서 하시는 일 곁에, 늘 사탄 마귀가 달려 들어 훼방을 놓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하시는 일이냐, 악령이 하는 일이냐’를 분별하기 힘든 때가 많습니다. 가령, ‘동성애’ 문제를 생각해 봅시다. 어떤 이들은 ‘동성애자들은 그런 성정을 가지고 태어났는데, 불쌍하지 않으냐? 사랑으로 품어줘야 하지 않느냐? 교회가 사랑을 말하면서 어떻게 동성애자들을 정죄할 수 있느냐?’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말이 악령의 뜻을 전하는 말이냐, 아니면 성령의 뜻을 전하는 거냐를 분별할 능력은, 하느님의 영, 곧 성령께서 오셔서 주실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거룩’을 빙자하여 인간의 교만심만 만족시키는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사랑’을 빙자하여,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을 자행하며, ‘정의’를 빙자하여 개인의 입신양명을 기하려는 자들이 무수하고, ‘하느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자기 뜻대로 진리를 왜곡하거나, ‘비진리’를 ‘진리’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횡행합니다.
진정 성령의 도우심이 간절히 필요한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기도> 주 성령이여, 저희 심령에 오늘도 계셔서, 저희 앞에 길과 빛이 되시고, 저희를 강건하게 하시며, 하느님의 진리 편에 서서, 증거자들로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