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8장 28-34절 (새번역)
[28] 예수께서 건너편 가다라 사람들의 지역에 가셨을 때에, 귀신 들린 사람 둘이 무덤 사이에서 나오다가, 예수와 마주쳤다. 그들은 너무나 사나워서, 아무도 그 길을 지나다닐 수 없었다. [29] 그런데 그들이 외쳐 말하였다. “하나님의 아들이여, 당신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우리를 괴롭히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
*** << 귀신 들린 두 사람을 묵상합니다 >> ‘귀신이 들린 사람’ 이란, 말 그대로 악령이 그들의 몸에 들어와서, 악령이 뜻하는대로 사람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조정하면서 온갖 미친 짓을 다 하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또 정신신경과 환자로 구분되는, 무의식의 세계가 의식의 세계에까지 간섭하고 혼동을 일으켜, 보통사람에게서는 있을 수 없는 기이한 행동을 하게 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그 밖에도, 어떤 일에 너무 몰두하여, 그 일에 집착하는 정도가 너무 심할 경우에도 우리는 “XX에 미쳤다” 는 표현을 씁니다. 말하자면, 중독증세가 심하여, 무엇에 미친 것과 같다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현대인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뭔가에 중독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가령, 알코올중독, 마약중독, 게임중독, 영화중독, TV중독, 스포츠중독, 섹스중독, 도박중독, 로또중독, 내기바둑중독, 관음중독 등에 빠져서, 인격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우리 혼에 임하시고, 우리의 혼을 사로잡으시어, 귀신이 시키는 일을 더 이상 따르지 않게 될 때에야, 우리는 이 각 가지 중독의 혼미한 상태를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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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마침 거기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 기르는 큰 돼지 떼가 있었다. [31] 귀신들이 예수께 간청하였다. “우리를 쫓아내시려거든, 우리를 저 돼지들 속으로 들여보내 주십시오.” [32] 예수께서 “가라” 하고 명령하시니, 귀신들이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 돼지 떼가 모두 바다 쪽으로 비탈을 내리달아서, 물 속에 빠져 죽었다.
*** << 돼지 떼를 묵상합니다. >> 이 단락의 평행복음, 즉 마가복음 5장 13절에 보면, 돼지떼가 약 2천 마리나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많은 돼지떼가 일거에 바닷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입니다. 비탈길을 2천 마리의 돼지들이 내리달리는 모습을 생각해 봅니다.
돼지들의 몸 구조를 보면, 발바닥이 좁아서, 동작을 멈추기가 힘듭니다. 더구나 몸무게가 있기 때문에, 언덕길에서 몸을 정지시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곧은 목’이라는 사실입니다. 몸을 회전시키려면, 목을 돌려 방향을 바꿔야 하는데, ‘곧은 목’이어서, 방향전환이 안 됩니다.
인간도 ‘곧은 목’의 타성을 지닌 듯합니다. 죄의 길에서 벗어나고자 해도,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 곧은 목의, 죄의 관행에서, 어서 회개함으로, 인생의 방향전환을 제 때에 이루는 지혜로운 자가 되기를 늘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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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돼지를 치던 사람들이 도망 가서, 읍내에 들어가, 이 모든 일과 귀신 들린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을 알렸다. [34] 온 읍내 사람들이 예수를 만나러 나왔다. 그들은 예수를 보고, 자기네 지역을 떠나 달라고 간청하였다.
*** << 가다라 읍내의 사람들을 묵상합니다. >> 귀신 들렸던 두 사람이, 예수님의 도우심을 힘입어 이제 성한 사람이 되어 앉아 있는 것을 눈으로 본 동네 사람들의 반응에 우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마귀를 물리치는 권능의 예수님 앞에서 그들이 먼저,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들이 한 짓은, 예수님께 자기들의 마을에서 어서 떠나 달라고 간청하고 있었습니다.
돼지 2천 마리의 손실이 너무도 엄청났다는 것입니다. 물론 2천 마리의 돼지 떼가 아깝지요. 하지만, 두 사람을 귀신에게서 풀려 나게 하신 일이 더 중요하게 보이지 않습니까? 그들에게는 인간보다 재물이 더 중대하게 취급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어떤 타산법이 적용됩니까? 이 귀신 들린 사람들을 위해서, 나의 돼지 떼 가운데 2천 마리는 고사하고, 단 두 마리라도 제공할 수 있을까요?
<기도> 주 하나님, 오늘의 본문을 들여다 보며, 귀신 들린 사람은 가다라의 두 사람 뿐 만이 아니고, 저희 자신도 포함될 수 있음을 봅니다. 또, 가다라 사람들 못지 않게 저희 자신의 셈법이 재물귀신에 사로잡힐 수 있음을 봅니다. 주 하나님, 저희를 묶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는 귀신의 사슬을 물리칠 힘은 오로지 ‘십자가의 피’ 임을 믿습니다. 저희의 ‘곧은 목’ 기질을 꺾으시고, 회개의 영이 늘 저희를 감싸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