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마태복음 5장 13-16절
“[13]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14]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15]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다 내려놓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다 놓아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16]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
*** 제 어머니께서 임종을 앞둔 어느 날, 곡기도 끊으시고, 모든 활동이 멈추어, 고요한 시각 만이 진행되던 때에, 어머니께 유언하실 말씀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사고 부탁 드렸습니다. 가만히 계시던 어머니께서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거라” 하셨습니다.
죄악이 성한 이 세상에서, 세상의 방부제 역할을 하라는 말씀이 “소금이 되라”는 말씀이고, 죄악이 성한, 밤 같은 세상 속에서, “빛이 됨으로” 갈 길을 못 찾는 사람들에게 갈 길을 밝히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아직껏 어머니의 유언은 유언대로 저 공중에 매달려 있고, 저는 소금이 못 되고, 빛이 못 된 채로, 어머니의 유언을 쳐다보고만 있지 않나 반성합니다. 진정 이것은 주님의 안타까운 마지막 당부이셨는데도..
‘한 알의 소금’ 으로라도 오늘을 살자, ‘한 줄기의 가느다란 빛’ 으로라도 살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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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5장 29-31절
[29] 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서, 갈릴리 바닷가에 가셨다. 그리고 산에 올라가서, 거기에 앉으셨다. [30] 많은 무리가, 걷지 못하는 사람과 지체를 잃은 사람과 눈 먼 사람과 말 못하는 사람과 그 밖에 아픈 사람을 많이 데리고 예수께로 다가와서, 그 발 앞에 놓았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들을 고쳐 주셨다. [31] 그래서 무리는, 말 못하는 사람이 말을 하고, 지체 장애인이 성한 몸이 되고, 걷지 못하는 사람이 걸어다니며, 눈 먼 사람이 보게 된 것을 보고 놀랐고,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 저의 고등학교 시절에도, 저에게 ‘롤모델’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갔던 슈바이처였습니다. 신학교 시절에 알게 된 사실은, 그는 현대 성서신학 연구에도 대단한 학자였습니다. 독일에서 ‘예수전 연구’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던 학자였습니다. 그런데 그 연구를 멈추고, 오늘의 예수전 연구는, 콩고 오고에 강가에서 일하고 계신 예수님을 만나는 일이라고 보았던지, 책은 더 이상 들추지 않았습니다.
바하의 올갠곡 연주에 일가견이 있던 그의 올갠솜씨도 오고에 강에다 묻고 말았습니다.
저에게는 오고에 강에다 묻을 ‘예수전’ 저서도 없었고, 올갠도 없었지만, 의대 문턱에 들어갈 실력마저 없어서, ‘롤모델’의 꿈은 아쉽게도 영원한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고 이천환 주교님께서 저를 불러, 사제로 살라고 1978년에 서품을 주셨지만, 지금껏, 사제의 직분은 진정 엄청난 직분이어서, 제가 감히 감당하지 못할 꿈인 것을 나이 80에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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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7장 1, 4절
[1]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시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되게 하셔서, 아들이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 주십시오. … [4] 나는 아버지께서 내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성하여, 땅에서 아버지께 영광을 돌렸습니다.”
***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윽고 죽음을 맞닥뜨리신 때에, 제자들과 함께 하나님께 기도하시던 기도의 한 구절입니다. 여기서 “영광”이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본분)을 다하는 때에, ‘영광이 나타나는 것’ 임을 뜻하고 있습니다.
제가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하니까, 습관이 된 것이, 자꾸만 제 본분을 ‘추상화’ 하고, ‘관념화’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본분은 “십자가 처형” 으로 점점 구체화되었고, 실제가 되셨는데.., 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때는 가까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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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 하나님, 저의 영광을 찾게 도와 주옵소서. 제 본분을 다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제 본분이 날마다 더 구체화되고, 실제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