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요한복음 6장 51-58절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나의 살이다. 그것은 세상에 생명을 준다.” [52] 그러자 유대 사람들은 서로 논란을 하면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어떻게 우리에게 [자기] 살을 먹으라고 줄 수 있을까?” [53]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또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는 생명이 없다. [54]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있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 양식이요, 내 피는 참 음료이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 때문에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 때문에 살 것이다. [58] 이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것은 너희의 조상이 먹고서도 죽은 그런 것과는 같지 아니하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59] 이것은 예수께서 가버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에 하신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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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집안에서 자라난 저는, 애당초 교회 뜰에서 살았으므로, 눈만 뜨면 보이는 것은 교회 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소중함을 모르고 자라난 폐단도 제게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성경 말씀의 맛, 구원의 은혜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채, 그저 교회의 일에 가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신학교 학부 1학년 시절에 대표적인 무신론자 버트란드 럿셀의 책이 마음에 끌려 그의 책만 탐독했습니다. 입맛이 엉뚱한 각도로 돌고 만 것입니다. 그의 유명한 글, “나는 왜 크리스천이 아닌가?” 를 비롯해서, 그의 저서 “새 시대의 새 희망” “행복의 탐구” 등, 그가 화잇헤드와 함께 현대대수 연구의 집대성으로 내놓은 책인 ‘수학의 원리’ 라는 책 한 가지만 빼고는 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그의 저서를 거의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입맛이 완전히 럿셀에게 빠져 있었습니다. 제가 그의 저서를 다 먹어 버렸다고 생각할 즈음에, 그의 무신론 사상이 오히려 저를 삼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십 수 년이 지나고, 저의 인생에도 대전환의 날을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셨습니다. 저는 오랜 세월 내팽개쳐 놓았던 성경을 들어 읽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의 말씀이 진정 꿀맛이었습니다. (시편 119편 103절) 성경의 말씀을 보면, 눈물이 흐르고, 때로는 목메어 통곡을 하고, 한없는 감사의 마음으로 말씀이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밥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도, 밥 생각은 별로 없고, 하나님의 말씀을 먹을 시간을 뺏기는 것이 걱정이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의 말씀에 그만 깊이 빠지고 만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기준을 두고 말씀 드리면, 하나님의 말씀이 저를 삼켜 버리고 만 것입니다. 어느 쪽이 먹었다고 해도 말이 됩니다. 제가 말씀을 먹었대도, 말씀이 저를 먹었대도, 다 맞는 말입니다.
사회학자 포이엘바흐가 말한대로, “먹는 것과 먹히는 것이 동질”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정녕 말씀과 하나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말씀만 주신 것이 아닙니다. 몸 전체를 우리들의 구원을 위한 영혼의 양식으로 내어주셨습니다. 살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셨습니다. 이것을 아셨기 때문에,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 때에, “이것은 내 살이다” 하고 빵을 나눠 주셨고, “이것은 내 피다” 하고 포도주를 나눠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들이 식사할 때마다, 예수님께서 사신 생애를 회상하면서, 그들이 예수님에게서 배운 바 일체를 복습하곤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선포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1장 26절)
그래서 그들이 각기 흩어져서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던 때에도 이 성찬식 속에서, 다른 제자들과 영(혼)으로 만났고, 부활승천하신 스승 예수님도 만났고, 천하에 믿음을 함께 나누는 성도들과도 한 몸임을 확인했던 것입니다. 그토록 성찬식은 우리 믿는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영적 식사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에게 성찬을 통하여 구원의 이치를 가르쳐 주셨음을 감사드립니다. 이 성찬을 사랑하고, 이 성찬 속에서 영적 음식을 취하며 저희의 모든 날들을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