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열왕기하 22장 8-13절, 23장 1-3절 (새번역)
[8] 힐기야 대제사장이 사반 서기관에게, 주님의 성전에서 율법책을 발견하였다고 하면서, 그 책을 사반에게 넘겨 주었으므로, 사반이 그 책을 읽어 보았다. [9] 사반 서기관은 그 책을 읽어 본 다음에, 왕에게 가서 “임금님의 신하들이 성전에 모아 둔 돈을 쏟아 내어, 작업 감독관, 곧 주님의 성전 수리를 맡은 감독들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하고 보고하였다. [10] 사반 서기관은 왕에게, 힐기야 대제사장이 자기에게 책 한 권을 건네 주었다고 보고한 다음에, 그 책을 왕 앞에서 큰소리로 읽었다.
[11] 왕이 그 율법책의 말씀을 듣고는, 애통해 하며 자기의 옷을 찢었다. [12] 왕은 힐기야 대제사장과 사반의 아들 아히감과 미가야의 아들 악볼과 사반 서기관과 왕의 시종 아사야에게 명령하였다. [13] “그대들은 주님께로 나아가서, 나를 대신하여, 그리고 이 백성과 온 유다를 대신하여, 이번에 발견된 이 두루마리의 말씀에 관하여 주님의 뜻을 여쭈어 보도록 하시오. 우리의 조상이 이 책의 말씀에 복종하지 아니하고, 우리들이 지키도록 규정된 이 기록대로 하지 않았으므로, 우리에게 내리신 주님의 진노가 크오,”
[23:1] 왕이 사람을 보내어, 유다와 예루살렘의 모든 장로를 소집하였다. [2] 왕이 주님의 성전에 올라갈 때에, 유다의 모든 백성과 예루살렘의 모든 주민과 제사장들과 예언자들과, 어른으로부터 아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백성이 그와 함께 성전으로 올라갔다. 그 때에 왕은, 주님의 성전에서 발견된 언약책에 적힌 모든 말씀을, 크게 읽어서 사람들에게 들려 주도록 하였다.
[3] 왕은 기둥 곁에 서서, 주님을 따를 것과 온 마음과 목숨을 다 바쳐 그의 계명과 법도와 율례를 지킬 것과, 이 책에 적힌 언약의 말씀을 지킬 것을 맹세하는 언약을, 주님 앞에서 세웠다. 온 백성도 그 언약에 동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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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다섯 살에, ‘서당집 작은 아이’ 라는 별명을 가졌던 제 아버지는 농촌 동네에서 여름날 저녁이면, ‘심청전’, ‘흥부전’, ‘별주부전’ 같은 옛날 고전을 동네사람들 앞에서 낭독을 하는 책임을 맡았습니다. 마을에 세워진 교회도 없고, TV도 없고, 라디오도 없던 시절에, 아버지가 구연동화 식으로 읽은 통속고전들은 농민들인 동네사람들의 유일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극적인 대목에 가서는 듣는 사람들 모두가 “저런, 쯧쯧” 해 가면서, 감격했고, 눈물을 훔치느라 바빴다고 합니다.
약 40년이 지나고, 아버지는 청주지방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때때로 성경을 마루에 앉아 큰소리로 낭독했습니다. 온 식구는 각자 집안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자기 일을 계속하면서도 아버지가 낭독하는 성경을 듣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 낭독하던 음성이 귀에 쟁쟁합니다.
유다의 요시야왕 시절에 성전 수리를 하다가, 잘 필사되어 있지만, 처음 읽는 두루마리 성경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임금 앞에 와서 보고 하고, 임금님 앞에서 대제사장 힐기야가 내려읽었습니다. 말씀을 듣던 왕은 놀라 회개하는 마음으로 자기 옷을 찢으며, 예사로운 일이 아님을 알고, 백성들을 모두 소집하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백성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이 두루마리 성경책을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날의 말씀을 듣는 청중들의 감동은 이루 말로 다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성경 두루마리는 오늘날 우리가 읽는 ‘신명기’ 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아마도 십중팔구 신명기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본문 왕하 23장 3절 참조)
그래서 저도 한때 한글성경 신명기를 펼쳐 들고, 일어서서, 신명기 몇 장을 큰소리로 읽어 본 때가 있었습니다. 요시야 임금 시절에 백성들이 어떤 감격으로 듣고 있었을까를 느껴 보고자 그랬던 것입니다. 정말 감격이 대단했습니다. 특별히 십계명이 적힌 5장, ‘셰마 이스라엘’ (“이스라엘아, 들으라…”) 이 나오는 6장, 일동이 율법준수를 서약하는 27장 등은 정말 몸속의 피를 뜨겁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성경독서는 묵독, 즉 가만히 소리내지 않고 읽는 독서입니다. 얼른 얼른 읽을 수 있어서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애당초 성경은 회중 앞에서 한 사람이 큰소리로 읽도록 쓰여졌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복음성경을 읽을 때면, 예전적으로 회중은 일어서서 복음성경의 낭독자를 향해 몸을 돌리고, 귀를 기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을 저희들도 읽을 수 있게 성경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이 말씀을 처음 대하던 저희 선조들의 감격을 저희도 경험하며 살게 하옵소서. 특별히 큰소리로 읽어서 말씀의 생동력을 깨닫게 해 주시며, 저희의 삶에 살아 있는 말씀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