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1장 12-20절 (새번역)
[12]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셔서, 성전 뜰에게 팔고 사고 하는 사람들을 다 내쫓으시고, 돈을 바꾸어 주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엎으시고, [13]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성경에 기록한 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였다. 그런데 너희는 그것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14] 성전 뜰에서 눈 먼 사람들과 다리를 저는 사람들이 예수께 다가왔다. 예수께서 그들을 고쳐 주셨다. [15] 그러나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께서 하신 여러 가지 놀라운 일과, 또 성전 뜰에서 “다윗의 자손에게 호산나!” 하고 외치는 아이들을 보고, 화가 나서 [16] 예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이들이 무어라 하는지 듣고 있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주님께서는 어린 아이들과 젖먹이들의 입에서 찬양이 나오게 하셨다’ 하신 말씀을, 너희는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17] 예수께서 그들을 남겨 두고, 성 밖으로 나가, 베다니로 가셔서, 거기에서 밤을 지내셨다.
[18] 새벽에 성 안으로 들어오시는데, 예수께서는 시장하셨다. [19] 마침 길 가에 있는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보시고, 그 나무로 가셨으나, 잎사귀 밖에는 아무것도 없으므로, 그 나무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무화과나무가 곧 말라 버렸다. [20] 제자들은 이것을 보고 놀라서 말하였다. “무화과나무가 어떻게 그렇게 당장 말라버렸을까?”
* * * *
어느 날 아침신문을 보니, 어떤 재벌회사의 뉴스가 났는데, 그 재벌이 거짓 광고를 해서 상품을 팔아,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히고, 회사 자체로는 큰 수익을 올렸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같은 면 한 귀퉁이에, 또 하나의 대조적인 뉴스가 실렸는데, 오랜 세월 재활용 종이를 주워 푼돈을 모아 수 억의 돈을 만들었던 한 노인이 어느 지방대학교의 연구시설 확충에다 쓰라며 희사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같은 시점에 일어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또 같은 사회면 뉴스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동일한 지면에 실렸다면, 그것은 편집자의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아무리 돈을 번다 하더라도, 누가 번 돈이냐에 따라 쓰임새가 이토록 다를 수 있다는 웅변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 마태복음 21장의 두 가지 사건은, 기록자는 마태복음 기록자 한 사람이지만, 다분히 독자에게 주려는 강렬한 메시지가 담긴 편집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2절부터 16절까지는 성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패한 권력자 대제사장들과 그들의 권력에 빌붙어 성전을 장사아치들의 돈벌이판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만 해괴한 꼴에 분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고, 18절 이하에서는 그와는 전혀 내용이 다른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셨던 예수님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사건 사이에 어떤 연관을 보시는 분들은, 한 영적 메시지가 있음을 직감하실 것입니다. 그 내용은 제가 여기서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더구나 그때가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맺힐 계절도 아니라던데 (마가복음 11장 13절), 예수님께서 어떻게 무화과나무를 무자비하게 저주하실 수가 있을까, 우리를 의아스럽게 만듭니다. 말하자면, 가엾은 무화과나무 하나를 죽임으로써, 천추만대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회개를 종용하시는 교훈을 주시기 위한 본때를 보여 주신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여기서, 우리가 속한 교회를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 교회가 많은 영혼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구실을 하는 교회들인가? 아니면 애타시는 하나님의 염려는 상관없이 일부 성직자들이나 일부 교회관리자들의 이권이 보호되기 위한 시설로 변질되어 있지는 않은가? 또 성도들이 하나님께 예배하고, 거듭난 삶을 사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자신의 세속적인 뜻을 달성하는 데에 교회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통절히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하신 일들이 소개됩니다. 병들고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에게 병고침과 구제의 은총을 베푸셨습니다. 어린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고, 그들로 하여금 성전 뜰에서 뛰어 놀며, 찬양을 부르게 했습니다. 우리의 교회가 교회의 본무를 회복합시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 교회 역시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가 되어 있음을 회개합니다. 당장 저희의 그릇된 교회관은 버리도록 하겠습니다. 교회를 관리하는 사고방식도 바로잡겠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저주의 대상이 아닌, 축복의 대상이 되는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주여, 저희 교회가 진정 예수님께서 주인이 되셔서, 성령께서 충만하신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