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 이것이 우리의 선언이며, 삶의 목표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1장 1-5, 9-10절 (새번역)

[1] 예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는데, 기도를 마치셨을 때에 그의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준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그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2]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렇게 말하여라.

‘아버지, 그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시고, 그 나라를 오게 하여 주십시오. [3] 날마다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십시오. [4]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우리에게 빚진 모든 사람을 우리가 용서합니다.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

[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구하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어 주실 것이다. [10] 구하는 사람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사람마다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열어 주실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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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은 우리들이 통상 기도하는 기원문과는 문체가 다릅니다. 내용을 보면 이것은 우리들의 기도문이라기보다 우리들의 성명서나 선언문과 같은 분위기입니다. 주기도문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의 자기 정체성을 보기 때문입니다.

1950년대에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두가 외우고 있던 ‘우리의 맹세’ 가 있었습니다. 그 제1항에 보면 “우리는 대한민국의 아들딸,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킨다”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이런 분위기를 본다는 말씀입니다.

누가복음에 기록된 주기도문은 마태복음의 것 (6:9-13) 보다는 짧습니다. 하지만 요점은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총 다섯 가지 요점을 하나씩 간략하게 해설해 보겠습니다.

1) <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여 주소서 >: 하나님의 이름은 우리 인간이 거룩하게 하지 않아도 거룩한 이름입니다. 다만 인간이 하나님을 경홀히 여기면,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누를 끼칠 수가 있기 때문에, 이 기도를 앞세운 것입니다. 피조물인 인간은, 마땅히 하나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기 위하여 살아야 합니다.

거룩하게 한다는 말에는, 하나님의 이름에 영광이 돌아가도록, 하나님의 이름이 찬양을 받도록, 하나님의 이름이 고귀하게 되도록 살아야 한다는 뜻이 포함됩니다. ‘—하게 하여 주소서’ 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사역형 기원문’ 입니다. 즉, 기도자 자신의 존재와 생활로 하나님 이름의 거룩하심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적극적인 기도문인지 모릅니다. 우리들의 존재와 생활의 목적을 명시하는 기도문이기 때문입니다.

2) (하나님의) 나라를 오게 하여 주소서 >: 인간 김, 이, 박 등등이 하나님 나라를 오게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 만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 세상에 이루십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을 기원하도록 하신 것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계획에 우리가 역행하지 말고, 순응하고 따를 것을 명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게 된 것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일에 동참하라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이 영광스러운 책임을 우리들이 주기도문으로 천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내려 주소서 >: 우리들의 밥상을 보면, 쌀은 시장에서 사 왔고, 생선은 마켓에서 사 왔고, 나물은 옆집에서 먹으라고 주었고, 채소는 내가 농사지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얻을 수 없습니다. 돈을 주고 사 온 것일지라도, 하나님께서 직장도 주셨습니다.

우리의 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제공하십니다. 그러나 내가 나가서 일하고, 거두어들이지 않고는 먹고 살지 못합니다. 양식을 얻는 과정에서 우리들의 교육과,소통과, 문화와, 우리들의 교제가 형성됩니다. 이것은 인간의 고통스런 과정이 아니라 삶의 즐거움입니다.

4)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 아무리 품질 좋고, 성능 좋은 기계라 할지라도 고장이 날 수가 있는 것처럼, 인간도 고장이 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죄입니다. 인간의 죄는 하나님께 반역하는 일과, 창조의 질서를 거스르며 사는 일입니다. 고칠 수 있는 분, 즉 용서하실 수 있는 분은 오로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무한대한 용서를 받은 인간이니까, 인간 역시 자기에게 잘못한 사람을 무한대하게 용서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 인간들의 구원을 위해서, 하나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 모든 죄를 대신 지셨습니다.

5) <우리들을 시험에 들지 말게 하여 주소서 >: 하나님께서 인간을 시험에 빠뜨리는 일은 없습니다. 인간이 시험에 다가설 뿐입니다. 600 미터 바위벼랑 위에서 놀랄 만한 사진을 찍겠다고 위험에 다가서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더 아슬아슬한 것을 찾다가 결국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죄 지은 사람들을 당장 심판하시지 않습니다. 관용으로 오래 참고 기다리고 계시므로, 사람들은 심판이 없다고 착각하면서, 점점 죄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들어갑니다.

죄의 유혹은 처음부터 단호하게 ‘노우’ 하고 거절해야 합니다. 마귀와는 협상을 하지 못합니다. 마귀는 인간의 파멸을 보고서야 물러가기 때문입니다.

<주기도> 로 오늘의 기도를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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