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는 것으로” 돕자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사도행전 3장 1-11절 (새번역)

[1] 오후 세 시의 기도 시간이 되어서,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올라가는데, [2] 나면서부터 못 걷는 사람을 사람들이 떠메고 왔다. 그들은 성전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구걸하게 하려고, 이 못 걷는 사람을 날마다 ‘아름다운 문’ 이라는 성전 문 곁에 앉혀 놓았다. [3] 그는,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 구걸을 하였다. [4] 베드로가 요한과 더불어 그를 눈여겨 보고,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를 보시오!”

[5] 그 못 걷는 사람은 무엇을 얻으려니 하고,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았다. [6] 베드로가 말하기를,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하고, [7]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다. 그는 즉시 다리와 발목에 힘을 얻어서, [8] 벌떡 일어나서 걸었다. 그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갔다.

[9] 사람들은 모두 그가 걸어다니는 것과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을 보고, [10] 또 그가 아름다운 문 곁에 앉아 구걸하던 바로 그 사람임을 알고서, 그에게 일어난 일로 몹시 놀랐으며, 이상하게 여겼다. [11] 그 사람이 베드로와 요한 곁에 머물러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크게 놀라서, 솔로몬 행각이라고 하는 곳으로 달려와서, 그들에게로 모여들었다.

* * * *

지금은 재래시장 속에도 대부분의 길에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해서 길바닥이 말라 있습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 전에는 재래시장이 대체로 맨 흙이고, 더구나 사람들이 많이 밟고 다녀서, 새카만 흙이었습니다. 때때로 비가 내려, 그 흙바닥은 진흙탕이 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재래시장을 걷다가, 진흙탕 위로 기어가는 불구자 걸인을 만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끔찍스런 일이었습니다. 몸을 고무판으로 둘러서, 직접 진흙탕이 몸에 닿치는 않지만, 비 오는 날은, 모양새가 정말 보기가 민망했습니다.

왜 저 사람은 이 꾸적꾸적 비 내리는 날, 저 모양을 해 가지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건가 하며, 그를 마음 속으로 핀잔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면 생각나는 성경본문이 있었는데, 바로 이 사도행전 3장이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아름다운 문’ 앞에서 구걸을 하던, 걷지 못하는 사람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켜 구걸의 행각을 끝내게 해 준 일이 기억나곤 했습니다.

‘내게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저런 사람을 도울 수가 있는데 ..’ 이런 상념으로 그 불구 걸인을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다시 읽는 사도행전 3장 본문은,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베드로의 말에서 저는 멈추게 된 것입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그 말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베드로의 수중에 적은 돈 조차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돈 말고, 그가 줄 수 있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사도들에게 베푸신 예수님의 권능을 그 불구자 걸인에게 베풀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제게도, 사도들에게 주셨던 권능을 주셨는지 안 주셨는지 실험을 해 볼 기회는 수 없이 많았지만, 한 번도 실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사용하지 않은 그 권능 말고, 수중에 돈은 있었지 않느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걸 왜 주지 않고서, 마치 구걸하는 사람을 만난 일이 없었던 듯이, 그냥 지나치기만 했느냐는 자책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게 있는 것으로 드리겠습니다” 하고 드렸어야 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성경을 읽으면서도, 헛 읽는 저를 용서하옵소서. 사도들이 행한 권능은 제가 막연히 판단하여, 제게 없는 것으로 여겼다면, ‘제게 있었던 것’, 제 지갑의 푼돈이라도 줬어야 옳은 것을 지금에서야 깨닫습니다. 행동하게 해 주시옵소서. 꺼내서 제게 있는 것으로 주는 사람 되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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