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고린도전서 11장 23- 28절. [23] 내가 여러분에게 전해 준 것은 주님으로부터 전해 받은 것입니다. 곧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빵을 들어서 [24]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떼시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25] 식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시고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다. 너희가 마실 때마다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여라.” [26] 그러므로 누구든지, 합당하지 않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28] 그러니 각 사람은 자기를 살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그 빵을 먹고, 그 잔을 마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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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국민의례를 할 때에, 구국선열들에 대한 묵념을 합니다. 여러분은 묵념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그때 여러분의 생각이 대체로 두 가지로 될 것입니다. 하나는, ‘아, 선열들께서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참으로 훌륭한 일을 하셨다’(기념) 이런 생각 하나와, 그 다음은 ‘그러면 나도 구국선열들의 본을 받아, 나라와 겨레를 위하여 몸 바쳐 일해야 하겠다’(실천 결단) 이런 생각이 있습니다.
위의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이 둘 가운데 하나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주님의 마지막 만찬을 기념하면서 교회는 지난 2천 년 동안, ‘성만찬’ 전통을 지금껏 행해 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들의 신앙의 선배들은, 국민의례 때처럼, ‘기억’과 ‘기념’을 했습니다.
“너희가 먹을(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일을 행하라” 에서, 우리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피 흘려 돌아가신 예수님을 기억하여, 그 본을 따르기로 다시금 결단하는 시간으로 성찬에 참예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한 쪽에는, “이 일을 행하라” 하신 예수님의 분부를 따라, 성찬식을 지금 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앞의 기억을 하는 이들은, “이 일을 행하라” 를 예수님처럼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후자의 사람들은, 이 말씀이 예식을 행하는 일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대, 어느 신앙전통에 있는 교회에서든 논쟁이 일곤 했습니다. 한편에는 ‘실천주의적 지시’를 주장하는 쪽과, 또 한편에는 ‘예전중시 성향의 해석’을 주장하는 쪽으로 나뉩니다.
하지만, 그런 논쟁을 백년 동안 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3의 견해가 있는데, 그것은 양자를 모두 포함하는 해석입니다. 2천 년 전, 십자가 사건을 기억(추모)하면서, 성찬례로 이를 기념하고, 그후 나가서 각자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실천적 삶을 살라고 하신 말씀이라고 보는 ‘종합적인’ 견해입니다.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를 왜 이렇게 장황하게 말하냐 하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지금도 이 논쟁이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 아버지 하나님, 저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가 위에서 보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본 받아,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단하는 마음다짐으로 성찬을 행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