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사도행전 6장 2-6절. [2]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을 모두 불러놓고 말하였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은 제쳐놓고서 음식 베푸는 일에 힘쓰는 것은 좋지 못합니다. [3] 그러니 형제자매 여러분, 신망이 있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여러분 가운데서 뽑으십시오. 그러면 그들에게 이 일을 맡기고, [4] 우리는 기도하는 일과 말씀을 섬기는 일에 헌신하겠습니다. [5] 모든 사람이 이 말을 좋게 받아들여서,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인 스데반과 빌립과 브로고로와 니가노르와 디몬과 바메나와 안디옥 출신의 이방사람으로서 유대교에 개종한 사람인 니골라를 뽑아서, [6]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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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사도들의 임무를 후계하는 사람들이, 오늘날 강단(pulpit)에 서는 설교자들, 곧 목사들과 사제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임무는 ‘기도와 말씀을 섬기는 일’(본문 4절) 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드리려는 마음의 몸부림이라면, ‘말씀을 섬기는 일’ 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 곧 ‘복음전도’ 입니다.
스데반을 비롯한 일곱 명의 봉사자들은, 지역교회를 대표하여 교회의 중요한 기능, 곧 전도, 봉사, 교육, 재정, 조직관리, 시설유지 등의 기본적인 일에, 신도들 앞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들을 가리켜 ‘보조자’ 또는 ‘집사’ 라고 호칭하게 되었지만, 본문에는 그런 용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보조자 또는 봉사자로 번역되는 ‘디아코노스’ 라는 호칭은 바울의 목회서신에서 사용됩니다(딤전 3:8-13).
이 보조자의 업무는 오늘날의 예전적 교회들의 교회위원회, 또는 당회나, 제직회로 승계되어 있습니다. ‘디아코노스’를 사제의 준비과정인 ‘부제’ 들의 호칭으로 사용한 것은 교회직제의 변이였습니다.
초대교회는 사도행전 6장을 기점으로 널리 확장되고, 질량면에서 발전하기시작합니다. 복음을 위하여 첫 순교자가 탄생하고(7장), 복음이 사마리아 사람에게(행 8:4-25), 에티오피아 사람에게(행 8:26-40), 이방인들에게(행 10:1-48, 11:19-30) 전해집니다.
복음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파되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라 함은, 사회적 신분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복음 앞에 스스로 죄인임을 자인하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서만 소망을 갖게 된 사람들을 말합니다.
( 2 ) 오늘은, 수도원장이었다가 나중에 캔터베리 대주교로서 신앙의 수호자로 살았던 안셈(Anselm, ? – 1109)의 기념일입니다. 그는 젊은 시기에, 신학 수업을 위해 여러 수도원과 신학원을 방문하던 중, 베크 수도원에서 랑프랑을 만나, 거기서 34년간 수도생활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학과 철학을 가르쳤고, 또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랑프랑의 사후에, 안셈은 캔터베리 대주교로 추대되었고, 그의 신학연구는 이윽고 유럽교회 전역에 걸쳐 학문적 연구를 보급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세속권력을 대표하는 영국 국왕에게 미움을 받아, 두 차례나 국외추방을 당하는 치욕을 당했으면서도 신앙적 지조를 굽힐 줄 몰랐던 그는, 교회 지도자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은 ‘하나님은 어째서 인간이 되셨는가’ 입니다. 이 책에서 그리스도의 속죄의 은총을 해설하였습니다. 그는 주후 5세기의 어거스틴에 이어, 중세 기독교를 대표하는 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그리스도 예수께서 스스로 낮추사, 인간이 되셨고, 죄인의 모습으로 십자가를 지시기까지 끝까지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주님, 저희가 겸허하게 예수님을 저희의 구주로 모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섬기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