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베드로전서 2장 9-10절. [9] 그러나 여러분은 택하심을 받은 족속이요, 왕과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자기의 놀라운 빛 가운데로 인도하신 분의 업적을, 여러분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10] 여러분이 전에는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었으나, 지금은 하나님의 백성이요, 전에는 자비를 입지 못한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자비를 입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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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절 중에 있는 ‘왕과 같은 제사장들’ (새번역) 은, 개역성경에서 ‘왕 같은 제사장들’, 공동번역에서 ‘왕의 사제들’, 마틴루터역에서 ‘die koenigliche Priesterschaft’ (왕다운 제사장), NIV에서 ‘a royal priesthood’ (왕실의 제사장) 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런데 희랍어 원문은 ‘바실레이온 히에라튜마’ 곧 영어로는 ‘a kingly priesthood’ (‘왕의 제사장’) 으로 번역할 수 있는 말로 쓰여져 있습니다.
베드로전서의 저자는, 이 편지의 수신인을, 지중해 연안 모든 나라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 교인들이라고 했습니다(벧전 1:1-2). 그 모든 수신인들을 향하여 “여러분은 … 왕의 제사장이다” 라고 했습니다. 세속의 임금들을 ‘왕’이라고 부릅니다마는, 여기서는 어느 특정한 나라의 임금을 말하지 않고, 만왕의 왕이신 ‘주님’ (또는 하나님) 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궁전에서 제사를 집행하는 임무를 맡은 제사장’ 이라는 뜻으로 이 용어를 사용한 것입니다. 제사장은 무엇을 하는 사람입니까? 제물을 바치는 사람과 함께 짐승의 목을 칼로 쳐서, 깨끗이 씻어, 규정에 따라 하나님의 제단에 바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예로부터 이 일은 오직 아론의 후예들 만이 할 수가 있었습니다. 전국에 제사장이 약 3천 600명 가량이 지명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자기가 임무를 맡은 기간에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한 달씩 근무를 하고 돌아가는데, 전반기는 전임자들과, 후반기는 후임자들과 함께 일을 합니다. 물론 그들의 총지휘는 대제사장들이 맡고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단 한 번의 속죄제사를 드림으로 만민의 죄가 대속함을 받았습니다. 이제 더 이상 성전 제사는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제사장이라고 함은 무슨 뜻일까요? 이것은 종래의 제사장의 역할을 말하지 않습니다. ‘산제물’(롬 12:1)의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죄 사함을 받아 구원의 백성이 된 이들이 ‘구원 이후의 삶’을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산 제물로 바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 일을 돕기 위해, 우리 모든 성도들은 제사장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를 사도 바울은 ‘성도가 갖출 무장’에 관한 말씀(엡 6:10-17)을 하시면서, “구원의 투구를 받고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받으십시오” (엡 6:17) 라고 했습니다. 제사장은 본래 칼잡이입니다. ‘칼’은 제물을 죽이는 일에 씁니다. 그러나 ‘산 제물’인 그리스도인들은 죽는 제물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이 하나님께 자기 생활을 드려 헌신하도록 말씀으로 인도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성도들인 우리 앞에,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헌신이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가장 유효적절하게 바쳐지도록, 말씀으로 인도함으로써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제사장들인 성도들 모두가, 하나님의 칼, 곧 말씀을 잘 벼리어, 하나님의 궁전의 제사장 직을 수행하게 하옵소서. 이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날로 왕성하게 확장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