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회의의 모본, ‘예루살렘 회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사도행전 15장 1-6절. [1] 몇몇 사람이 유대에서 내려와서, 이렇게 신도들을 가르쳤다. “여러분이 모세의 관례대로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얻을 수 없습니다.” [2] 그래서 바울과 바나바 두 사람과 그들 사이에 적지 않은 충돌과 논쟁이 벌어졌다. 드디어 안디옥 교회는 이 문제로 바울과 바나바와 신도들 가운데 몇 사람을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게 해서, 사도들과 장로들을 찾아 보게 하였다. [3] … [4] 예루살렘에 이르러서, …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행하신 일들을 모두 보고하였다. [5] 그런데 바리새파에 속하였다가 신도가 된 사람 몇이 일어나서 “이방 사람들에게도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도록 명하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 사도들과 장로들이 이 문제를 다루려고 모였다.

* * * *

( 1 ) 할례는 유대인의 포경수술입니다. 창세기 17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크게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을 언약하면서,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백성인 표로 할례를 행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비뇨기과 병원에서는 ‘할례’라는 이름으로가 아니라, ‘포경수술’이라는 이름으로, 유대인이 행했던 할례와 똑같은 시술을 합니다. 위생을 목적으로, 또는 성생활에 도움을 준다며 비뇨기과 의사들은 이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을 지으실 때에 뭔가 부족하게 지으시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할례를 받은 사람 만이 구원의 백성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리새파 사람이었다가 기독교인이 된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하더라도, 할례를 받아야 구원의 백성이 된다”는 말을 했는데, 이것은 유대인들에게 당연하게 들렸습니다(본문 1절).

바울과 바나바 만큼 율법에 열심을 가졌던 사람들이 또 어디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할례가 구원의 조건이라는 말에는 분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보혈의 공로 하나 만으로 인간의 구원은 충분하다” 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반된 주장이 있어서, 예루살렘 회의가 열렸던 것입니다.

( 2 ) 교회는 참으로 회의가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회의를 많이 하는 현상을 개탄합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오히려 기도를 하라고 권유합니다. 맞습니다. 최초의 교회 의회인 예루살렘 회의는 기도했습니다. 성령께서 교회의 분파를 막아 주실 것을 간구했습니다. 회의를 인간의 생각에 맡기지 마시고, 성령께서 주장해 주시기를 간구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 회의는, 복음의 본질적 요소를 지키고, 비본질적 요소와는 결별했던 회의였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던 이들의 말씀(선교활동 보고)을 먼저 들었습니다. 베드로, 바울, 바나바가 그 대표적인 보고자들이었습니다. 즉 할례와 상관없이 구원 받은 이들의 예를 교회에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상반된 의견을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도 경청했습니다. 그들은, 조상 대대로, 구원받을 언약의 백성이 되는 예법으로 지켜 오던 할례를 행하는 것은 구원의 필수요소라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분별하기 위해서 기도하면서 경청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다수결로 처리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다수결로 했다면, 복음의 비본질적 견해가 채택되었을 가능성 마저 있었던 회의였습니다. 그래서 양 편의 의견을 모두 경청한 후에, 예루살렘 교회의 영적 지도자인 야고보가 결론을 내렸습니다. 할례가 무효라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구원에 필요불가결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만장일치로 야고보의 의견에 찬동했습니다. 다만 이방인들이 복음을 믿어, 구원의 백성이 될 때에, 버려야 할 이교도 관습 중 몇 가지를 지적하는 것으로 회의를 종결지었습니다. 1) 우상에게 바쳤던 음식을 먹지 말라. 2) 음행을 하지 말라. 3) 목매어 죽인 짐승의 고기, 짐승의 피를 먹지 말라. 이것은 구원의 조건은 아니고, 성도가 삼갈 일이라고 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복음의 본질적 요소를 굳게 지키고, 복음의 비본질적 요소가 교회를 혼돈으로 몰아가지 않도록 저희를 지켜 주시옵소서. 교회의 모든 회의를 주 성령님께서 주장하여 주시사,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일을 범치 말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