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로 부르심’(평신도 성소)의 날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베드로전서 4장 7-11절. [7]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습니다. 그러므로 정신을 차리고, 삼가 조심하여 기도하십시오. [8] 무엇보다도 먼저 서로 뜨겁게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어줍니다. [9] 불평 없이 서로 따뜻하게 대접하십시오. [10] 각 사람은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관리인으로서 서로 봉사하십시오. [11] 말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사람답게 하고, 봉사하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봉사하는 사람답게 하십시오. 그리하면 하나님이 모든 일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영광과 권세가 영원무궁하도록 그에게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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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교회가 ‘평신도로 부르심의 날’로 정했습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로 부르시는 것은 말이 되는 것 같아도, 평신도로 하나님께서 부르신다고 하니까, 어폐가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평신도로 부르시는 날’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 교회에 있었음은 다행입니다.

물론 성직자나 수도자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그 부르심에 호응하여, 평신도로 일생을 살지 않고, 성직자나 수도자가 되어 평생 종사하는 일도 치하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평신도로 부르심을 받아, 성직자나 수도자로 살지 않고, 평신도로 성실하게 산 사람도 치하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옛 기독교국가의 하나인 독일에서, 그들의 말로 ‘직업’을 ‘Beruf’ (베루프) 라고 말합니다. ‘berufen’ (소집하다, 사명을 주다) 동사에서 나온 명사입니다. 곧 직업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서 하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무슨 직업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도, 그것은 하나님께서 시키신 일이며, 하나님께서 그에 상응하는 재능을 주셔서 하게 된 일이므로, ‘천직’으로 알고 충성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기독교인으로 실업인, 정치인, 교육자, 법관, 과학자, 군인, 예술가, 작가, 농부, 사회사업가가 되신 분들 가운데 진정 사회를 위하여 크게 기여한 분들을 많이 봅니다.

이분들은 설교자들 못지 않게, 그들의 삶을 통하여 복음을 전파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아니, 때로는, 말로 전하는 복음보다 더 강렬하게 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하여 복음이 전파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위의 성경본문을 보면, 기도생활을 권하는 말씀 가운데, ‘사랑’을 행함으로 하라, ‘대접’ 함으로 하라, ‘봉사’ 함으로 하라고 구체적인 지침을 말하고 있습니다. 기도를 말로 하라고 권하는 것은, 교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표현이지만, ‘사랑과, 대접과, 봉사로 기도하라’ 는 표현은, 왜 신도들의 삶이 복음전파에 효력적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부터 유투브로 김창욱씨의 강연 듣기를 좋아합니다. 그가 전해 주는 말에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구름을 움직이는 것은 바람이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이다.” 병천 어느 순대집 벽에 붙여놓은 글에서 보았다면서 전해 주었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평신도의 설교라고 봅니다.

교회론에 ‘패트리아크’(남 족장), ‘매트리아크’(여 족장) 이론이 있습니다. 성직자들을 중심으로 교회가 형성되는 것보다, 평신도 지도자들인 패트리아크와 매트리아크에 의해서 교회가 형성되는 편이 더 성장의 가능성을 지닌다는 이론입니다. 많은 남녀 족장들이 우리들의 교회를 튼튼하게 세워 주기를 바랍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 가운데 신실한 교우들을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그들의 삶을 통하여 복음이 땅끝까지 전파되게 하시며, 진정 하나님의 말씀이 진실임이 입증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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