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가복음 12장 38-44절 (새번역)
[38] 예수께서 …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예복을 입고 다니기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39]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고, 잔치에서는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한다. [40]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삼키고, 남에게 보이려고 길게 기도한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 [41] 예수께서 헌금함 맞은 쪽에 앉아서, 무리가 어떻게 헌금함에 돈을 넣는가를 보고 계셨다. 많이 넣는 부자가 여럿 있었다. [42]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렙돈 두 닢 곧 한 고드란트를 넣었다. [43] 예수께서 … 말씀하셨다. “… 이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이 넣었다. [44] … 이 과부는 … 가진 것 모두 곧 자기 생활비 전부를 털어넣었다.”
* * * *
이 본문에서 예수님께 질책을 받은 사람들은 두 부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하나는 먼저 ‘율법학자들’ 이었습니다. 율법학자들 모두가 이런 비난을 받아 마땅한 대상이라는 말씀이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율법학자들의 대부분은 이런 경향의 사람들이라는 뜻이었을 것입니다.
예복을 입었다는 것은, 그들이 ‘거룩하신 하나님’ 을 가까이서 모시는 사람들이라는 표시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율법학자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했고, 그들에게 높은 자리를 권했습니다. 이것이 일상적인 일이고 보니, 율법학자들은 회당에서나, 잔치자리에서나 으례 상석에 스스로 가서 앉습니다.
과부들의 억울한 사정을 돌보아 준다는 명목으로 그들의 헌금을 받아 하나님께 바치지 않고, 자기 노력의 대가라며 슬쩍 가로챘습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기도를 할 때에는 사람들이 감탄하라고 웅변조로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모양을 차마 보아 줄 수가 없으셨습니다.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은 부자들이었습니다. 성전에, 헌금을 바치는 곳이 성전 뜰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큰 장독 같은 커다란 용기에다가 헌금을 했습니다.
위는 좁고, 아래는 물을 담는 그릇처럼 퉁퉁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바칠 때면, 모든 돈이 동전이나 금속이었기 때문에, 돈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부자들은 많은 돈을 부어 넣었으므로,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동전 몇 잎을 넣었기 때문에, 동전 한 두 개가 짤랑하면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누가 큰 돈을 넣었는지, 작은 돈을 넣었는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최측근임을, 입은 복식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저 같은 성직자들을 볼 때에도 예수님께서는 눈을 돌리셨고, 교회가 누구의 공로로 운영이 되고 있는가를 사람들이 알게 하고파서 애쓰는 자들의 행태 역시도 예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오늘도, 진실된 마음으로, 겸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다가가려는 사람 아니면, 하나님께서 거들떠보시지 않으십니다. 그게 누굴까요? 저는 자꾸만 저를 가리켜서 하신 말씀인 줄 알고 가슴이 섬뜩합니다.
<기도> 마음을 살피시는 하나님, 저희 마음도 진정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로 오늘을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amen am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