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신명기 32장 1-5절. [1] 하늘아, 나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땅아, 나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들어라. [2] 나의 교훈은 내리는 비요, 풀밭을 적시는 소나기다. 나의 말은 맺히는 이슬이요, 채소 위에 내리는 가랑비다. [3] 내가 주님의 이름을 선포할 때에, 너희는 ‘우리의 하나님 위대하시다’ 하고 응답하여라. [4] 하나님은 반석, 하시는 일마다 완전하고, 그의 모든 길은 올곧다. 그는 거짓이 없고, 진실하신 하나님이시다. 의로우시고 곧기만 하시다. [5] 그러나 너희가 하나님께 맞서 악한 짓을 하니, 수치스럽게도 너희는 이미 그의 자녀가 아니요, 비뚤어지고 뒤틀린 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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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오랜 전쟁 역사를 보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쪽에서 대체로 승전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성을 쌓아서, 성안에서 적의 침공을 대비하는 편이 더 유리하고, 성이 마련되어 있지 못하면, 산으로 후퇴하여 고지에 진을 치는 것이 상책입니다.
“하나님은 반석” (신 32:4, 핫쭈르 탐밈 야훼 = 하나님은 완벽한 고지) 이라고 모세가 말년에 읊은 찬송의 싯귀는 ‘하나님께서 모든 전쟁에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안전을, 승전을, 생명보전을 보장하신다’ 는 뜻입니다.
저는 입대해서 군생활을 최전방에서 했습니다. 대성산이라는 해발 1천 미터 고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곳은 북한군의 오성산 진지와 마주보고 있는 산이어서, 서로는 중부전선에서 이 고지들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전투가 개시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고지를 지켜야 한다고 서로가 각오하고 있습니다.
고지를 차지하고 있으면, 상대방이 쉽게 다가오지 못하고, 고지이기 때문에, 적군이 접근해 오는 것을 관측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적군이 힘들게 고지로 기어올라왔을 때에, 적군을 맞아서 쉽게 전멸시킬 수가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더구나 칼과 창, 그리고 활이 주무기였던 성서시대에, 고지에서 충분한 식량을 갖추고 있고, 식수를 구할 샘이 있다면, 얼마든지 적을 지치게 기다릴 수 있어서, 자기들이 원하는 때에 적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백전백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고지들을 히브리말로 ‘쭈르’라고 불렀는데, 쭈르를 선점하고 있는 쪽은 아무 염려를 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바위’로 번역하면, 백운대 인수봉 같은 바위를 생각하기 때문에, 성경본문의 뜻과 동떨어진 해석을 하게 됩니다. 차라리 ‘반석’이나 ‘고지’인 편이 나을 듯합니다.
현대전에 와서는 전술상으로 ‘쭈르’를 대신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역할을 ‘드론’ 이나, ‘인공위성’ 또는 ‘레이다’ 가 해 줍니다. 그것으로 적을 얼마든지 감시합니다. 그러므로 요즈음의 말을 빌리자면, “하나님은 드론 (또는 레이다, 인공위성) 이시다” 라고 말하면 어떨까요? 하나님께서 너무 스케일이 작아지시나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래로, 21세기에도 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임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가령, 중공군이나, 북쪽의 인민군이나, 러시아가 한국침략을 감행한다 해도, 우리에게 ‘쭈르’가 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와 주실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 만이 저희의 ‘쭈르’시요, 성채이십니다. 모든 전쟁에서 저희를 지켜 주시며, 저희의 생명을 영원토록 보전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