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 땅 위에 평화의 종을 울리소서!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누가복음 19장 41-48절 (새번역)

[41]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에 오셔서, 그 도성을 보시고 우시었다. [42]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 너도 평화에 이르게 하는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터인데! 그러나 지금 너는 그 일을 보지 못하는구나. [43] 그 날들이 너에게 닥치리니, 너의 원수들이 토성을 쌓고, 너를 에워싸고, … [44] 너와 네 안에 있는 네 자녀들을 짓밟고, … 이것은 하나님께서 너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45]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셔서, … [46]… “…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 될 것이다’ … 그런데 너희는 그것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47] …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성의 우두머리들이 예수를 없애버리려고 꾀하고 있었으나, [48] 어찌해야 할지 방도를 알지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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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제가 태어난 때에는, 한국이라는 국체는 세상에 없고, 일제 아래서 우리 민족이 종노릇하던 때였습니다. 너무 어렸던 때라 그 시절의 기억은 하나도 없습니다. 1950년에 한반도는 전쟁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저는 전쟁을 아동기에 겪었기 때문에, 제가 죽는 줄은 모르고, 전쟁의 내용들을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가령, 공습경보 싸이렌, 방공호, B-29, 제트기, 소이탄 폭격, 낙하산 투하, 군 진지, 시가지 전투, 죽은 병사들, 총기, 노천 탄약고, 탱크, 스리쿼터, 찝차, 상이군인, 국방군, 유엔군 캠프, 피난민 대열, 배고픔, 1년 반의 기나긴 휴학, 이런 것들이 저의 전쟁의 기억입니다.

전쟁과 죽음, 그것이 얼마나 세상을 황폐하게 만드는 것인지, 저는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1962년부터 시작된 저의 ROTC 군사훈련은, 저에게 총기를 다루는 교육을 받게 했습니다. 개인화기보다 LMG라는 기관총이 더 사람을 많이 죽일 수 있고, 포가 사람을 다수 살상할 수 있는 화기임을 배웠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양안’ (중국본토와 대만 사이) 에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는 소문이 우리 귀에 익숙해졌습니다. 그곳에 전쟁의 불길이 타기 시작하는 순간, 그불은 한-중-일 삼국으로 대뜸 번질 수 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렇게 될 날을 대비하여 이러자 저러자 말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게 무심해도 된단 말입니까?

북한은 그 상황을, 마치 기다려 왔다는 듯이, 군사행동을 개시해서, 작게는 재래식 전쟁개념으로 남침을 시작할 수도 있겠지만, 크게는 그들이 여태껏 준비했던 핵무기를 전쟁에 동원하겠다고 오판하는 날에는 우리들의 운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비참하게 됩니다.

중국발 소식이라면서 전해 주는 뉴스 가운데는, 시진핑이 미중 대결을 벌인다면, 중국 인구 5억 정도의 희생은 각오하고 있다고 말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중국 인구의 3분의 1에 가까운 숫자를 일컫습니다. 그걸 말이라고 내뱉는다는 말입니까?

예수님께서 세상의 평화를 걱정하시면서 오늘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세상에 평화가 없는 이유는, 첫째로, 평화의 하나님께서 “너(예루살렘)를 찾아오신 때를 네가 알지 못했기 때문” (44절) 이라고 하셨습니다. 둘째로, ‘기도의 집’ 이어야 할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 (46절) 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째로,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을 “없애버리려고 꾀하고 있었기 때문” (47절) 이라고 하셨습니다.

1) 인류가 모두 하나님과 화해하기까지는, 2) 교회가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하지 않는 한, 3) 아직껏 대속하러 오신 주님을 알아뵙지 못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려고 획책하고 있는 한, 세상에는 평화가 없을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기도> 오, 하나님, 저희를 구원하옵소서. 전쟁의 궁리 밖에는 할 줄 모르는 이 세상 역사를 속히 끝내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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