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사무엘상 1장 24-28절 (새번역)
[24] 마침내 아이가 젖을 떼니, 한나는 아이를 데리고, 삼 년 된 수소 한 마리를 끌고, 밀가루 한 에바와 포도주가 든 가죽부대 하나를 가지고, 실로로 올라갔다. 한나는 어린 사무엘을 데리고 실로에 있는 주님의 집으로 갔다. [25] 그들이 수소를 잡고 나서, 그 아이를 엘리에게 데리고 갔다. [26] 한나가 엘리에게 말하였다. “제사장님, 나를 기억하시겠습니까? 내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려고 이 곳에 와서, 제사장님과 함께 서 있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 [27] 아이를 낳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는데, 주님께서 내가 간구한 것을 이루어 주셨습니다. [28] 그래서 나도 이 아이를 주님께 바칩니다. 이 아이의 한평생을 주님께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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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급히 가고 있었습니다. 택시 전면 유리창 중앙 윗편에 낯익은 그림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저도 이 그림을 좋아합니다’ 했더니 기사의 말이 “아, 네, [오늘도 무사히] 그림 말씀입니까?” 그러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그림의 본래의 이름이 [오늘도 무사히]가 아니지요. 이 그림을 그린 분이 붙인 제목은 [기도하는 어린 사무엘] 이었습니다’ 고 했더니, 기사 말이 “아, 종교 그림이군요. 하지만 지금 어디서나 이 그림을 [오늘도 무사히] 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교통안전을 기원하는..” 이라고 하는 겁니다.
하는 수 없이 저도 동의했습니다. ‘뭔가를 빌고 있는 그림이니까, 댁에서 간절히 기도하실 가족 분들의 기원을 대신하여 쓰시는 것이지요’ 라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그 기사는 제게 물었습니다. “그러면 이 어린이가 본래 무엇을 기도하고 있었습니까?” ‘예. 이 어린이의 이름은 사무엘인데, 그가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러면 나중에 왕이 됐겠군요?” ‘아닙니다. 왕은 아니지만, 왕 못지않게 훌륭한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면 종교지도자가 되었습니까?” ‘네, 하나님의 말씀을 맡아서 백성들에게 전하는 예언자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기사님도 하나님을 믿으면 오늘도 무사하실 것이고, 영원히 무사하실 것입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진정 사무엘은 훌륭한 지도자로 일생을 살았습니다. 여느 왕 이상으로 백성을 잘 돌보았고, 여느 종교지도자보다 신령하고 훌륭한 스승으로 살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사사 시대를 마무리하며, 왕국 시대를 열어 간 이가 바로 사무엘이었습니다.
출애굽 이후 광야생활을 마친 백성들이, 농목문화에 접하면서, 가나안에 먼저 정주하던 불레셋 민족을 비롯한 여러 민족들과의 갈등 속에서 때로는 그들과 대결하고, 때로는 동화되는 혼돈의 시기를 지나는 동안, 야훼신앙으로 재일치하고 단결된 이스라엘의 독자성을 간직하며 살도록 인도한 지도자가 사무엘이었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적인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온 백성이 올바로 살도록 인도하는 의로운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릇된 이념, 그릇된 가치관에 휩쓸리지 않고 정의와 진리의 길로 인도할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진정 이 혼돈의 시대에 하나님의 공의와 진리 편에 서서, 올바로 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저희에게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