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마디 주기도의 각각의 의미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6장 9-13절 (공동번역)

[9]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12]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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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만물을 지으시고 통치하시는 하느님이시라는 의미에서 ‘하늘에 계신’ 분으로 호칭하지만, 이것은 하느님께서 우주공간에 안 계신 곳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구약성경에서 흔히 통용되는 호칭으로, 이는 생물학적 아버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생명들의 근거시며, 우리를 보호하시는 분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받들어 부르는 것입니다.

1. <<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소서.>> (9절) 우주와 역사의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만물로부터 예배를 받을 주권자가 되셔야 한다는 원리를 고백하는 것이 우리가 드려야 할 으뜸 기도입니다. 모든 인류가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이 되어야 함을 선언하면서, 먼저 믿는 우리들의 선교적 사명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2. <<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10절) 아버지 하느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가 완성되는 날까지 이 세상은 불완전하여, 평화와 정의가 아직 이루어지지 못한 채로 있습니다. 먼저 믿는 우리는 사랑의 계율을 실천하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기를 힘씁니다.

3.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0절) 아버지 하느님의 뜻은 세상 끝날까지 성취되어 나갈 것입니다. 이미 역사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셨고 성령을 통하여 이루어 가시는 하느님의 뜻은, 모든 신자들과 교회를 통해서도 이루어져야 함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4. <<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소서.>> (11절) 피조물인 인간은 다른 생물들 처럼 음식을 얻지 못하면 죽습니다. 음식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자비로, 우리들은 생명을 영위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소망하시는 대로, 우리는 하느님을 섬기고, 이웃과 자연을 아껴 주며 살기로 다짐합니다.

5. <<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 잘못을 용서하소서.>> (12절) 하느님의 한없는 용서를 받아야 할 존재들인 우리 인간은, 우리에게 잘못을 범한 사람들이 있을 때, 지체없이 용서하는 것이 또한 마땅합니다.

6. <<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13절) 죄와 악은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인간이 죄와 악의 유혹을 받을 때에, 과감히 떨쳐 버리지 못하는 연약함, 미지근한 태도가 문제를 만듭니다. 입으로는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해 달라’ 면서, 유혹자를 향하여 단호한 거절을 못하고 쩔쩔매면, 악에 사로잡히고 마는 것입니다.

기도 말미에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하느님께 있습니다” 라는 문구가 붙은 것은 후대의 첨가인 듯이 보입니다. 많은 성경사본들이 이를 생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사용해서 기도를 끝맺는 것은 하나도 잘못된 일이 아닙니다.

<기도> 주 하느님,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를 기준 삼아, 저희가 기도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참으로 하느님께 빌 바를 빌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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