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제자로 살고픈 사람들에게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0장 5-12절. (새번역)

[5] 예수께서 이들 열둘을 내보내실 때에, 그들에게 이렇게 명하셨다. “… [6] … 길 잃은 양 떼인 이스라엘 백성에게로 가거라. [7] 다니면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사람을 고쳐 주며, 죽은 사람을 살리며, 나병 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어라.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화도 은화도 동전도 넣어 가지고 다니지 말아라. [10] 여행용 자루도, 속옷 두 벌도, 신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아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얻는 것은 마땅하다. [11] 아무 고을이나 아무 마을에 들어가든지, 거기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서, 그 곳을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 있어라. [12] 너희가 그 집에 들어갈 때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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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예수님께서 열두 사람을 상시 동행하는 제자로 정하시고, 그들을 어느 정도 훈련하신 후에, 그들을 곳곳으로 파송하시며 하신 말씀입니다. 지금도 이 말씀은 예수님의 제자로 살고자 하는 여러분과 저에게 귀중한 지침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 보면, “죽은 사람을 살리며, 나병 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쭟아내어라” (8절) 하신 말씀은 과연 어쩌라는 말씀이신지 당황스럽습니다. 의사를 파송하는 것도 아니고, 전도자를 파송하시면서, 이런 큰 임무를 주시는 뜻은 무엇을 하라는 것인가요?

앓는 사람을 치료가 아닌 간호를 한다든지, 귀신 들린 사람을 위해 축마기도를 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이미 목숨을 거둔 사람을 살려내고, 난치병 중의 난치병인 나병을 고쳐 주라니, 처음부터 포기할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으로가 아니고, 예수님께서 주시는 능력으로 하라는 말씀이셨습니다.

현대적 적용을 해본다면, 질병이나 각종 생활고로 찌들린 이들을 그냥 본척만척 지나치지 말고,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있는 힘껏 도와 주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영적 은사로써 돕든, 지닌 물질로 돕든, 그것은 모두 거저 받은 것들이니, 거저 주라고 하셨습니다.

복음전도자들의 가장 주된 임무는 ‘하늘 나라가 임박한 것’을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전도자의 말씀을 듣는 이들의 반응은 회개이기를 원하셨습니다. 길, 집, 장터, 마을어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임박한 하늘 나라’를 알리라 하셨습니다. 이것이 “샬롬 레카”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 이라는 인사법이었습니다. 이 평화는 하나님과의 화해를 포함합니다.

여행 보따리를 싸들고 다니지 말라 하셨습니다. 이것은 슈트케이스를 끌고 다니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전도자 자신의 의식주 걱정을 앞세우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복음을 듣는 자들이, ‘너희 전도자들의 복음을 들으면서, 너희의 의식주 걱정을 대신 해 줄 것’ 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만약 너희를 냉대하거든, 그 마을을 떠나면서, 발에 묻은 먼지를 떨어 버리면서, “내가 이 마을에서 분명히 복음을 전했으니, 너희가 회개하지 않고, 후일에 멸망한다면, 그건 결코 내 책임이 아닌 것을 이렇게 알려 준다” 하면서 명확한 선을 그어라 하신 것입니다.

호카이도 농업고교에서 단 6개월 농학을 가르치다가, 성경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축출당한 윌리엄 클라크가 생각납니다. 떠나는 스승을 배웅하던 학생들에게 “Boys, be ambitious!” 라고 외칠 때에, 발에 묻은 먼지를 떠는 마음이었겠지요. 하지만, 그가 지극정성으로 가르쳤던 학생들이 전후 일본을 재건하는 주력이 되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도 주님의 제자들로 부르심을 받은 것을 유념케 하옵소서. 저희가 먼 곳으로 가서든, 저희 인근에서든 임박한 하나님 나라의 소식을 전할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며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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