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20장 15-18절 (새번역)
[15]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왜 울고 있는냐? 누구를 찾느냐?” 마리아는 그가 동산지기인 줄 알고 “여보세요, 당신이 그를 옮겨 놓았거든, 어디에다 두었는지를 내게 말해 주세요. 내가 그를 모셔 가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6]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셨다. 마리아가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부니!” 하고 불렀다. [17] 예수께서 마리아에게 말씀하셨다. “내게 손을 대지 말아라. 내가 아직 아버지께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제 내 형제들에게로 가서 이르기를, 내가 나의 아버지 곧 너희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곧 너희의 하나님께로 올라간다고 말하여라.” [18] 막달라 사람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가 주님을 보았다는 … 것을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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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막달라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네 복음서가 공히, 예수님을 따르던 모든 사람들 가운데 막달라 마리아가 남다른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막달라라는 동네는 갈릴리 호수 연안 마을로, 막달라 사람 마리아는 예수님의 은총을 입어, 그를 오랫동안 묶고 있었던 여러 가지 질병으로부터 고침을 받은 이였습니다.
그후 그는 줄곧 예수님의 제자들의 무리와 함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일행을 돕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곁을 떠났지만, 그는 떠나지 않고 예수님의 운명을 지켜 보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무덤가에서 최초로 만난 사람이 막달라 마리아였으며, 사도들에게 부활의 소식을 알려 줄 것을 예수님에게서 직접 부탁 받았습니다. ‘사도들에게 보내신 사도’가 된 셈입니다. 이 또한 영광 중의 영광이었습니다.
<< 그레고리, 로마교구 주교 (St. Gregory the Great, 540?- 604) 의 설교에서 발췌 …. “막달라 마리아는 그가 살던 동네에서 이름난 중환자 (죄인) 였습니다. 그가 진리의 본체이신 예수님을 공경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사악한 죄성을 눈물로 씻어내고, 진리를 믿어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공경하면서, 그의 죄성이 벗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리아가 지은 죄는 마리아의 마음을 얼음 처럼 냉각시켜 버렸지만, 예수님을 만나고 변화함을 받고서는, 그 무엇도 꺼버릴 수 없는 사랑의 온기가 마음에 자리잡아, 그녀의 얼었던 마음이 모두 녹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요한복음 20장에서 부활의 아침의 증언을 읽으며, 우리는 막달라 마리아의 인간됨, 그의 믿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마리아는, 주간의 첫날 아침에 혼자 예수님의 무덤으로 갔다고 했습니다(20:1). 그런데 무덤 속의 예수님은 온데 간데 없고, 무덤은 비어있었습니다.
마리아는 너무도 당황스러워서, 제자들이 머무는 곳으로, 돌아와 그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 즉시,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무덤으로 달려갔다고 했습니다(3-4절). 그들이 무덤에 와서 보니, 마리아가 말했던 대로, 무덤은 텅 비어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두 제자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습니다(10절).
그런데, 두 제자는 집으로 돌아갔지만, 마리아는 무덤 가에서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홀로 남아, 다만 울고 있었습니다(11절). 시신을 도난 당한 친권자의 당황스러움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마리아의 슬픔을 알 것입니다. 그렇게 울고 있을 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리아를 찾아왔던 것입니다. “마리아야!” >>
<기도> 주 예수님, 주님을 너무도 공경했기에, 그날 빈 무덤을 떠나지 못하고 무덤 가에서 울고 있던 마리아의 마음을 저희가 본받게 하옵소서. 그 공경, 그 믿음을 본받아 주님께서 전해 주신 복음을 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