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힘없는 이를 돌보면 복이..”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시편 41편 1-3, 11-13절 (새번역)

[1]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돌보는 사람은 복이 있다. 재난이 닥칠 때에 주님께서 그를 구해 주신다. [2] 주님께서 그를 지키시며 살게 하신다. 그는 이 세상에서 복 있는 사람으로 여겨질 것이다. 주님께서 그를 원수의 뜻에 맡기지 않을 것이다. [3] 주님께서는, 그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에도 돌보시며 어떤 병이든 떨치고 일어나게 하실 것이다. … [11] 내 원수들이 내 앞에서 환호를 외치지 못하게 하여 주십시오. 이로써, 주님이 나를 사랑하심을 나는 알게 될 것입니다. [12] 주님께서 나를 온전하게 지켜주시고 나를 주님 앞에 길이 세워 주십시오. [13]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신 주님, 찬양을 받으십시오. 영원에서 영원까지 찬양을 받으십시오.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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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돌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살기 위해’ 우리들 대부분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삶을 남달리 훌륭하게 사셨던 한 분을 소개하는 것으로 오늘의 말씀묵상을 대신하려 합니다. 그 분은, 한국이 어렵던 시절에, 예수님 정신으로 의사가 되어 일평생을 살았던 장기려박사(1911-1995)입니다.

장박사는 평북 용천 출생입니다. 14세 되던 해에, 그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인간은 죄인이며, 그리스도의 구원을 받지 않고서는 하나님 앞에 설수 없다”는 믿음으로 세례를 받았다고 그가 회고하고 있었습니다. (이기환 편저, 성산 장기려, 도서출판 한걸음)

장박사는 1928년부터 약 10년간 경성의전에서 학생으로 외과조수로 수업을 받았습니다. 신앙생활은 김교신, 함석헌 등 무교회주의자들에게 영향을 받아, ‘교회의 예배’보다 ‘삶 전체가 예배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교회가 있었기에 기독교신앙을 전수 받았으니, 교회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며, 교적교인이 되었습니다.

장박사는 지인들과 더불어 함께 성경을 학습하며, 학습 자체보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열심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교파주의, 교권다툼에 빠진 현실교회보다,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정신을 실천하는 일에 정진했습니다.

한때 어느 큰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한 강연에 장박사를 강사로 모신 적이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회사가 장박사에게 봉투를 건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한 ‘거리의 천사’를 만나, 그에게 봉투 채로 건네 주었습니다. 봉투를 준 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가 은행에 가서 현금을 달라고 수표를 내밀었을 때, 행원이 놀랐습니다. 큰 돈이었습니다.

결국 경찰에 의뢰하여, 수표를 발행한 회사에 연락이 됐고, 그 수표의 임자가 장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박사의 며느리가 은행으로 돈을 찾으러 갈 때에, 며느리에게 당부하기를, “금액 다과에 상관없이 전부를 그 가난한 사람에게 전하거라” 했답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효시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창설하는 등, 의료사업에 끼친 큰 공로로 막사이사이 상을 타게 되었는데, 그는 수상식 자리에 앉아 있기가 너무 거북스러웠습니다. 그 순간도 그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 생각이 났으며, 특별히 훌륭한 사회봉사자들이 많은데 자기가 상을 받겠다고 먼 필립핀까지 자기 발로 와 앉은 것이 창피했답니다.

‘부산모임’이라는 작은 모임을, 그가 세운 복음병원에서 시작하여, 예배당 없는 교회를 발족한 것이 나중에 ‘종들의 모임’이라는 정기 모임이 되었습니다. 거기 모이는 사람들은 가급적 무소유로 살면서 예수의 삶을 본받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도우며 살자”는 정신이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의 말씀을 눈으로 읽거나, 귀로 듣지만 말고, 몸으로 실천하며 사는 것으로 저희의 마음은 즐겁고, 주님의 기쁨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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