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허욕’을 바로잡아 주시는 예수님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0장 20-23절 (새번역)

[20] 그 때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가 아들들과 함께 예수께 다가와서 절하며, 무엇인가를 청하였다. [21]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의 이 두 아들을 선생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 쪽에, 하나는 선생님의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22]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겠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마실 수 있습니다.” [23]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정말로 너희는 나의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히는 그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는 내 아버지께서 정해 놓으신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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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일행이 예루살렘으로 도보여행하는 일은 예수님의 공생애에서 몇 번 있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분위기가 전에 없이 비장하였고, 또 뭔가 큰 일이 있을 것 같은 장엄한 분위기였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번 여행에서,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왕위에 등극하시는 일이 있을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예감에 있어서는, 남자들에 비해서 여자들이 빠르고 정확하지 않은가요? 세베대의 아내이며, 두 아들, 곧 야고보와 요한을 예수님의 제자에 들여앉힌 살로메로서는, 지금 미리 손써놓지 않았다가는, 언젠가 후회막급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에 없이 살로메는 예수님께 아주 긴한 부탁을 드리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제4세기, 5세기에 걸쳐 저명한 설교가로 알려졌던 요한 크리소스톰 (John Chrysostom, 347?-407) 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Robert Atwell, Celebrating the Saints, SCM Press, pp.411-412)

{{ 세베대의 두 아들은 그들 어머니와 함께 예수님께 다가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 하려고 오셨소?” 라고 물으셨습니다. 그들이 말했습니다. “저희 두 사람을 장차 예수님의 오른쪽 자리와 왼쪽 자리에 앉게 하시겠다고 약속해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그 속셈을 몰라서 물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들의 의견을 노골화시켰을 따름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한 말이 무슨 뜻인지나 알고 하는 말이요?” 그리고서 곧 이어 “당신들이 내가 이제 마셔야 할 쓴 잔을 당신들도 마실 수가 있겠소?” 하고 물으십니다. 이 말씀은, “당신들은 지금 영광스런 왕위와 대신들의 자리에 관해 말하고 있지만, 그 일이 있기 전, 쓰디쓴 고배를 마셔야 할 것을 알기나 하오?” 이런 뜻이었습니다.

‘고배’(쓴 잔)란 장차 당하실 잔혹한 죽음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세상 죄를 모두 지고, 십자가에 달려 죽어야 할 일을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제자는 장차 중용될 조건이라면 무슨 일이든 달게 받겠다고 “예, 마실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예수님은 먼 미래에 있을 일(주후 44년에, 둘 가운데 형인 야고보는 예루살렘에서 목이 베여 죽습니다)을 내다보시며, 이렇게 일러 주십니다. “참으로 당신들은 나의 잔을 마시기는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 오른쪽과 내 왼쪽 자리에 앉히는 일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하실 일입니다.” 높은 것에 관심을 두고, 헌신할 것을 권유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장차 중책을 맡겨 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다른 열 제자들은 몹시 분개하고 있었습니다. 분을 품었다는 사실은, 그들도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는 증거가 됩니다. 다행히도, 야고보와 요한은 먼저, 예수님께로부터 잘못된 포부를 품고 있었다가, 시정을 받았지만, 다른 열 제자들은 지금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

<기도> 주 하나님, 하늘나라의 영광 만을 꿈꾸고 있는 저희의 욕심을 고쳐 주시옵소서. 그 영광이 있기 전, 저희가 마셔야 할 쓴 잔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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