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복음’ 듣고, 새 인생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3장 31 … 47절 (새번역)

[31]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 [32]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된다. 그리하여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 [33] …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가루 서 말 속에 살짝 섞어 넣으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 [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 놓은 보물과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발견하면, 제자리에 숨겨 두고, …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구하는 상인과 같다. 그가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면,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것을 산다. [47] 또 <하늘 나라>는, 바다에 그물을 던져서 온갖 고기를 잡아 올리는 것과 같다.

* * * *

제가 네 살 때, 할머니는 누런 종이를 실로 꿰매어 공책을 만드셔서, 제게 한글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학교를 다닌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읽으시면서 한글을 깨쳤습니다.

제 할머니 정대옥 여사는 1879년 농촌 태생으로, 평안남도 용강군으로 시집을 왔습니다. 시집도 농가였습니다. 2녀 2남을 두고, 다시 임신한 중에, 그러니까 1915년에 제 할아버지와 사별했습니다. 이때 할머니 나이가 36세였습니다.

할머니는 조용하고 무던한 성격이었고, 쑤걱쑤걱 일만 하던 이었습니다. 2녀 3남을 두고 혼자서 퍽 고생스러웠을 것입니다. 더구나 종친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 시집살이가 오죽했겠습니까? 농사일 외에도, 종친들의 제삿날 따라다니며 일 도와 주는 것으로 행주치마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하루는 제 아버지(당시 15세)에게, 20리 밖에서 김린서목사(당시 장로)의 부흥회가 있다며, 함께 가자고 했습니다. 동네에는 교회도 없었기 때문에, 두 분이 모두 교회 구경을 처음 했습니다. ‘권서인’(가두전도하면서, 성경을 반포하던 이들)인 김린서목사에게서,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복음 말씀을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설교를 들으면서, ‘복음이야 말로, 소망이 없던 온 식구들에게 소망을 주는 말씀’이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또 서당 공부 밖에 없었던 제 아버지에게도, ‘기독교 신앙은 인생에 참된 의미를 주는 종교’ 라는 인식을 주었습니다. 달빛 아래, 산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던 모자는 한 비밀한 결의를 했습니다.

그 다음 날 아침 일찍 할머니의 말씀을 따라, 아버지는 뒷곁에 있던 사당 물건들을 모두 끌어내다가 불태우고 말았습니다. 아침부터 무슨 불을 태우는가 마당을 들여다 보던 어느 종친 할아버지가 기겁을 하고 놀랐습니다. 그리하여 그 날로 종친회의에서 저의 할머니 추방결정을 내렸습니다. 48세의 할머니는 2녀3남을 데리고 동네에서 쫓겨났습니다.

집안 아낙네들의 도움을 받아, 얼마간의 금붙이를 품에 넣고 떠날 수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는 평양으로 타박타박 걸어, 캄캄한 밤중에 이름만 들었던 평양 숭실중학교 정문 앞까지 와서, 어딘가에서 하루 밤을 지냈습니다.

그 다음날, 방이 많은 셋집을 하나 얻었고, 거기서 숭실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숙집을 경영하게 되었습니다. 제 아버지와 삼촌들은 학교교육도 처음이었지만, 기독교교육을 받게 되었고, 특별히 아버지는 서양음악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저희 집이 예수 믿게 된 내력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복음을 듣고서, 예수님을 영접한 후, 아무 세속적 계산 없이, 복음에 자신을 맡겼던 할머니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 믿음이 저희 집안의 동력이 되었으니, 믿음의 유산을 대대로 귀히 상속케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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