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는 ‘희년’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레위기 25장 10-13절 (새번역)

[10] 너희는 오십 년이 시작되는 이 해를 거룩한 해로 정하고, 전국의 모든 거민에게 자유를 선포하여라. 이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누릴 해이다. 이 해는 너희가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는 해이며, 저마다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해이다. [11] 오십 년이 시작되는 해는, 너희가 희년으로 지켜야 하는 해이다. 희년에는 씨를 뿌리지 말고, 저절로 자란 것을 거두어서도 안 되며, 너희가 가꾸지 않은 포도나무에서 저절로 열린 포도도 따서는 안 된다. [12] 그 해는 희년이다. 너희는 그 한 해를 거룩하게 보내야 한다. 너희는 밭에서 난 것을 먹게 될 것이다. [13] 이렇게 희년이 되면, 너희는 저마다 유산 곧 분배받은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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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을 공포하신 하나님께서는, 레위기 25장 23절에서 이렇게 분명히 못박아 말씀하셨습니다.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다만 나그네이며, 나에게 와서 사는 임시 거주자일 뿐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땅의 소유권은 인간에게 있지 않고, 하나님에게 있다는 선언이십니다.

땅이 없이는 인간이 살 수가 없습니다. 땅에서 작물을 가꾸어 수확을 거둬 들여야, 인간이 매해 먹고 생명을 영위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땅이 없다는 것은 먹고 살 대책이 없는 것이나 같습니다.

땅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토도 되고, 들어가 쉬고 살아가는 집을 지을 대지도 되고, 땅을 파서 물도 얻고, 오늘날은 땅에서 큰 돈이 되는 기름도 퍼냅니다. 땅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공기나 물처럼,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명부지의 전제조건이 됩니다. 그러므로 땅은 사거나 팔아서는 안됩니다. 땅은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오늘날은 물도 사서 마시는 시대가 되었지만, 세월이 악해져서 언젠가는 공기마저 사서 호흡해야 하게 된다면, 그 때에는 인간역사는 끝장이 나고 맙니다. 같은 이치로, 땅은 사서도 안 되고, 팔아서도 안 된다고, 그 오랜 옛날, 하나님께서 법으로 이미 정해 놓으신 것입니다. 희년제도는 공산주의도, 자본주의 경제제도도 아닌 하나님의 경제제도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들어가 살게 된 이래로,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을 영위하도록 땅을 지파마다 분배해 주었고, 지파들은 각 가문 별로 다시 땅을 분배해 주었습니다. 각 가문들은 다시 각 가정이 농사 지어 먹고 살도록 그들 각각의 분깃의 땅을 나누어 주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영원히 상속할 땅이라 하여 ‘기업의 땅’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집안의 식구가 불어나고, 또는 가세가 기울어져, 땅을 사거나 팔아서 집안의 상황에 대처하는 일이 발생하는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고 판 땅의 상황을 영구화한다면, 그 가문이나 그 집안 사람들의 신세는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운명에 빠지고 말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기 위하여, 50년 마다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희년제도를 지키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희년을 맞이하면, 아무리 사고 팔았던 땅이라 하더라도, 다시 원래 조상들이 차지했던 땅을, 그들의 직계 후손, 곧 기업으로 물려 받은 자손에게로 반환하도록 장치를 한 것입니다. 이것이 희년의 제도입니다. 희년에는 종으로 팔려 갔던 이들도 자유인으로 신분이 회복되고, 모든 사람들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그래서 ‘희년’이라 했습니다.

죄로 말미암아서,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인간들도,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죗값을 대신 치러 주심으로, 모든 사람이 다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하나님 앞에서 새롭게 자유인의 신분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질적으로도 희년으로 완벽한 삶을 허락하셨다면, 영적으로도 죄의 굴레를 벗고, 자유인으로 살게 해 주셨습니다. 할렐루야!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께서 희년제도를 주시어, 모든 인류에게 복된 삶을 보장해 주셨음을 감사 드립니다. 그러나 희년의 법 정신을 상실하고, 그릇된 경제이념으로 온 세계가 어지러워졌나이다. 저희가 희년의 정신으로 돌아가, 평화로운 세계를 이루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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