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9장 13-15절 (새번역)
[13] 그 때에 사람들이 예수께 어린이들을 데리고 와서, 손을 얹어서 기도하여 주시기를 바랐다. 그런데 제자들이 그들을 꾸짖었다. [14] 그러나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늘 나라는 이런 어린이들의 것이다.” [15]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주시고, 거기에서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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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전설에 의하면,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손을 얹어서 복을 빌어 주셨던 어린이가, 안디옥 출신의 이그나시우스(Ignatius of Antioch, ? – 107년 경) 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상세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가 주님의 사도들 곧 베드로, 바울, 그리고 요한 등의 감화를 직접 받았음이 분명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안디옥 지방에서 주교로서 활동을 하다가, 노년에 교회의 최고지도자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사형언도를 받은 후, 로마로 압송되어, 사람들의 놀이개감으로 온갖 조롱을 당하다가, 마침내 맹수들에게 던지워 죽었습니다.
그가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외쳤다고 전해집니다. “나는 기쁨으로 죽습니다. 나는 주님의 보리 낟알입니다. 사나운 짐승의 이에 갈려서, 예수 그리스도의 존귀하신 보리떡의 일부가 되는 것은 제가 진실로 원하는 바입니다.” 이 말을 마친 후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서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 2 ) 문호이며 특별히 아동문학 작가인 레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째서, 어린이들은 많은 어른들보다 높은 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할까요? 그것은, 어린이들이 기만이나, 유혹이나, 범죄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어른에 비해서 완전을 향하여 나아가는 일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
“어린이들은 무엇이 진리인지, 무엇이 선인지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말로 나타낼 줄을 모릅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들이 외국어를 읽을 줄은 알아도, 말을 하지는 못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가령, 그들 앞에 유혹자가 다가서서 악을 행하기를 권할 때에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냉큼 유혹자 앞을 피할 줄 압니다. …
“그러므로, 여러분은 모든 사람을 공경하십시오. 하지만 몇 백 배로 어린이들을 공경하십시오. 그들은 순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순수함이 파괴되지 않도록 각별히 어른인 여러분은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레오 톨스토이, 인생독본, 이종렬 편, 1954, 학우사, pp.329-330)
( 3 ) 기독교는 어린이를 천사처럼 죄가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일지라도, 아담의 후예로, 원죄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말하자면, ‘죄를 짓지 않으면 예수 그리스도의 사죄의 은총이 없이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어린이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의 선물들입니다(창 33:5). 그러므로 그들을 잘 양육하여 그들의 생애를 통하여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도록 해 드리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책임입니다(마 21:15-16).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어린이들을 가르칠 것은 하나님을 알고(전 12:1),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일입니다(신 30:2).
그러므로 어린이들의 생명, 곧 태아와 영아들을 포함한 각 연령급의 어린 생명들을 고귀하게 여겨야 하며(시 127:3-5), 잘 양육하고 훈련하고 가르쳐서(엡 6:4, 갈 4:1-2), 하나님의 기업을 상속할 자들로 키워야 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내일의 교회와 역사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교회를 떠나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들이 교회로, 복음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저희가 길을 활짝 열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