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0장 10-15절 (새번역)
[10] 그런데 맨 처음에 와서 일을 한 사람들은, 은근히 좀 더 받으려니 하고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을 받았다. [11] 그들은 받고 나서, 주인에게 투덜거리며 말하였다. [12] ‘마지막에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도, 찌는 더위 속에서 온종일 수고한 우리들과 똑같이 대우하였습니다. [13] 그러자 주인이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이보시오. 나는 당신을 부당하게 대한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14] 당신의 품삯이나 받아가지고 돌아가시오. 당신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 [15]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것이 당신 눈에 거슬리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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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포도원’이 어디에 있습니까? 무엇을 말씀하신 것일까요? 이 비유의 서두(마 20:1)에서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고용하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어떤 포도원 주인과 같다” 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포도원’은 ‘이 세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하늘 나라의 준비활동’으로 보입니다.
천국의 준비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지난 2천 년 동안, 베드로와 그의 동료들을 비롯해서, 오늘의 수많은 성도들까지 모두 하나님의 포도원, 즉 하늘 나라의 준비활동에 동원되어 왔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세상 사람들을 다 동원하실 계획일 것입니다.
동원될 사람들은 신체 강건한 사람이나, 어떤 전문기술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나, 또는 오랜 경력을 지닌 사람들만 써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살아서 숨만 쉬고 있어도, 하늘 나라의 준비활동에 쓰임을 받을 수 있습니다.
포도원의 일은, 이 세상 어떤 일보다도 위대한 일입니다. 직접 하늘 나라를 준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른 아침, 곧 인생 초장부터 와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너무 늦게, 곧 별 볼 일 없게 된 때에 와서 잠간동안 밖에는 일을 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모두 하루 일당을 받아가지고 갑니다. 이것은 구원의 균등성을 암시합니다.
하늘 나라의 준비활동은 얼마나 오래 일했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일을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만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심지어 노동의 질적 평가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가령, 늦게 온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일을 속도감 있게 했다든지, 일찍 온 사람들은 일하는 척만 했지, 실제로 별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든지 그런 언급도 없습니다.
세상 직장에는 간혹 ‘성과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얼마나 성과를 낸 일꾼이었느냐에 따라서 대우가 달라지는 급여제도는 하늘 나라 준비활동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급한 포도원의 주인, 곧 하늘 나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드리는 사람이면 됩니다.
6절에 보면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왜 당신들은 온 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하고 물었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긍휼과 자비에 가득찬 하나님의 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막이 내리기 전에 하늘 나라의 준비활동에 가담하십시다. 하나님의 포도원으로 어서 가서, 쓰임을 받도록 하십시다. 기능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고 하십니다. 내 마음이 하나님의 포도원을 사모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것이 포도원 주인이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온 세상 사람들을 위하여 하늘 나라를 예비하시고, 그 준비활동에 저희들을 부르시고 계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가 비록 늦었더라도 하늘 나라 준비활동에 이바지할 영광을 얻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