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바돌로매 사도의 기념일
누가복음 22장 24-27, 29절 (새번역) [24] 제자들 가운데서 누구를 가장 큰 사람으로 칠 것이냐는 물음을 놓고, 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25]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뭇 민족들의 왕들은 백성들 위에 군림한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자들은 은인으로 행세한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렇지 않다. 너희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하고, 또 다스리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과 같이 되어야 한다. [27] 누가 더 높으냐? 밥상에 앉은 사람이냐, 시중드는 사람이냐? 밥상에 앉은 사람이 아니냐?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 … [29] 내 아버지께서 내게 왕권을 주신 것과 같이, 나도 너희에게 왕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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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제자들이 서열 다툼을 한 이유는 뭘까요? 유대인들은 식탁에 앉을 때에, 형제가 여럿이면, 형제 서열대로, 또는 사회적 신분, 지위, 계급의 서열대로 앉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3년 동안 따라 다니며, 한 식탁에 둘러 앉곤 했던 열두 제자들이 서열대로 앉는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서열을 정해 주시지 않는 한, 성가신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출신 배경이나 경력이 모두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탁에 앉을 때면, 자기가 받아들일 수 없는 서열 자리에 앉게 된 제자들은, 불쾌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자들이 서열을 논의하다가 언쟁을 하곤 했을 것으로 봅니다.
( 2 ) 이를 눈치 채신 예수님께서, 그런 어리석은 짓 하지 말라고 엄히 이르셨습니다. 아마 추측컨대는, 바돌로매가 서열 다툼에 가장 관심이 없던 제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바돌로매(다른 이름 ‘나다나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를 두고 “보아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없다”(요 2:47) 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바돌로매를 만나기 전부터 그에 대해서 알고 계셨습니다. 그가, 이스라엘 사람들의 신앙적인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성실히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그가 가식이 없는 순박한 서민이라는 점을 알고 계셨습니다.
복음서를 보면, 몇몇 제자들의 돌출한 언행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베드로, 요한, 도마, 빌립, 야고보, 가룟 유다 같은 이들은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바돌로매에 관해서는, 그가 예수님의 제자가 된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런 기록이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따라다닌 제자였습니다. 양과 같았다고 할까요?
( 3 ) “하나님께서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사도)들을 세상에 보내셔서, 복음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사도들이 구원의 복음을 전파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성령께서 그들과 함께 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터틀리안, ‘이단을 규정함에 대하여’ 중에서)
“바돌로매는 주님의 부활-승천 후에, 줄곧 기도와 말씀묵상을 통하여 성숙한 사도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주님께서 원하시던 때에, 복음 증거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존 헨리 뉴먼의 설교 중에서)
역사가 유세비어스에 의하면, 바돌로매는 아랍인들의 여러 광대한 지역을 거쳐 인도에까지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한 크리소스톰이 전하는 바에 의하면, 바돌로매는 루카오니아와 아르메니아(오늘날의 아제르바이잔 지방)에 복음을 전하다가, 십자가형을 당해 순교했다고 전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예수님의 가르침을 경청하며, 신실한 마음으로 묵묵히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른 사도 바돌로매를 생각하며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세상이 주는 영광보다 하늘 나라에 소망을 두고 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