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2장 34-40절 (신복룡의 성경)
[34] 예수께서 사두가이파들의 말문을 막아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35]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를 시험하려고 물었다. [36] “선생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37]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성경에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쏟아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해야 한다’ 했습니다. [38]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요. [39] 둘째는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오. [40]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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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라’ 고 한 계명을 첫째 큰 계명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구절의 구약 본문(신명기 6장 5절)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은, ‘정신’이라는 단어의 자리에, 히브리 구약성경 본문은 ‘메오드’ 즉 ‘힘’을 뜻하는 단어가 엄연히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의 옛번역 ‘칠십인희랍어번역’ (LXX) 에도 ‘뒤나미스’ 즉 ‘메오드’와 똑같은 뜻의 ‘힘’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22:37)에서 ‘뒤나미스’로 번역하지 않고, ‘디아노스’(이해력, 생각)로 적혀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본질적으로 내용상의 차이를 가져올 만한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인간이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의 차이점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밤, 겟세마네에서 체포됐고, 대제사장의 집에서 취조를 당합니다. 아침이 밝자, 빌라도 법정으로 끌려가, 총독에게 유죄선고를 받습니다. 그후 곧장 갈보리로 가, 십자가에 달려 사형을 당하셨습니다. 제자들이 꼭 그 길을 함께 가지 않았다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문책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들 대부분이 순교당합니다.
예수님처럼 안 됐다고, 사도들처럼 안 됐다고, 여느 성인들처럼 안 됐다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신사참배를 하지 않은 사람만 하나님을 사랑한 것은 아닙니다. 나중에 공산당에게 순교 당하신 분들도 있고, 한국교회 부흥기에 일한 이도 있습니다.
( 2 ) {이에 못지않게 큰 계명이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한 무더운 여름 밤이었습니다. 머틴 라이스 박사는 쥬스냉차를 파는 큰 가게 앞에 차를 세우고, 테익아웃 창문턱으로 갔습니다. 쥬스냉차를 주문하고 바로 앞에 다가선 키가 작은 한 분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한 할머니가 와서 섰는데, 남루한 옷으로 보아서, 난민 같아 보였습니다. 너무 허리가 굽어져서 테익아웃 창문턱은 커녕 그 절반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라이스 박사가 “시원한 쥬스 한 잔 주시오” 라고 주문하는 동안 그의 입 모양을 바라보며, 할머니가 “제 것도, 좀” 이라고 입이 움직이는 것 같았습니다.
라이스 박사는, 할머니를 내려다보다가 빙긋웃으며, 직원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두 잔 주십시오.” … 눈 앞에 “제 것도, 좀” 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다행한 사람이고, 천 리, 만 리 밖에서도,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밥, 우리가 먹고 있는 물을 “저도, 좀” 하면서 함께 나누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눈앞에 보이는 듯합니다.
<기도> 주 하나님, 계명을 연구하지 말고, 실천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말씀대로 순종하는 복된 삶이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