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속의 십자가’ 지신 분이 참 구세주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16장 13-17, 20절 (신복룡의 성경)

[13] 예수께서 카이사리아 필립피 지방에 다다르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주민들은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 합니까?” [14] 제자들이 대답했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말합니다.” [15] 예수께서 다시 물으셨다. “그러면 여러분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오?” [16] 시몬 베드로가 대답했다.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17] 그러자 예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요나의 아들 시몬이여! 그대는 행복하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여러분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오. … [20] 그런 다음 … 자신이 그리스도라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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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에 100점을 맞고, 학기말고사에 60점을 맞은 학생과, 중간고사에 60점을 맞았다가, 학기말고사에 100점을 맞은 학생이 있다면, 그 두 학생 가운데 어느 학생을 선생님께서 칭찬하실 것 같습니까?

선생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후자의 경우, 즉 중간고사 때 형편없는 성적을 받았더라도, 학기말 때에 분발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을 더 사랑스러워 할 것 같습니다.

사도 베드로의 경우는 전자의 경우에 해당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앞서 질문하신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범답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얼마 후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장차 예루살렘에 가서, 거기 권세잡은 사람들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실 때에, 베드로가 완전히 죽을 쑤고 맙니다.

“주님, 안됩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주님께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마치 역사를 자신의 소망대로 끌고갈 수나 있는 듯, 만류하고 거절했습니다. 얼마 전, 베드로에게 “너는 반석이다. 내가 그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 … 내가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하시던 예수님께서,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하며 격노하셨습니다.

베드로를 향해서 “사탄”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늘 나라 열쇠를 맡기시겠다던 베드로를 향해 “사탄”이 뭐란 말입니까? 그러면 오늘 본문에 나오는 베드로의 대답, “선생님은 하나님의 아드님 운운” 하던 신앙고백마저 진실성이 사라지고 마는 겁니까?

그렇지 않지요. 베드로나, 우리들이나, 신앙고백을 온전하게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드님으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 보냄을 받으셨습니다. 저희의 죄 값을 대신 치러 주시러, 십자가에 달리워 죽음을 당하심으로 우리들의 모든 죄를 사해 주셨습니다. 그 대속의 죽음을 믿는 자마다 구원을 받게 될 줄을 믿습니다.” 이것이 온전한 신앙고백입니다.

베드로는 평소 다른 몽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니, 이제 가시면, 아마도 평소에 보지 못하던 엄청난 하늘의 능력을 펼치시고, 모든 권좌에 있던 자들을 물리치고, 다윗의 왕조를 회복시키실 것이다’ 이런 꿈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 까지는 좋았는데, 그 뒤에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해야 한다”는 말씀이 전혀 기대 밖이었습니다. 그래서 완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던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가요? 예수님께서 구세주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멘’ 해 놓고, “십자가의 길을 따르라” 하실 때에는 슬며시 꼬리를 감추고 싶지는 않습니까?

<기도> 주 하나님, 구세주 예수께서 저희 죄를 대속하시러 십자가를 지신 일을 잊지 말게 하시어 저희의 신앙고백이 온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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