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를 고대하는 사람들

<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마태복음 25장 1-13절 (신복룡의 성경)

{ [1] “그때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처녀 열 명에 비길 수 있을 것이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습니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습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다 잠이 들었습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습니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간청하기를, ‘우리 등불이 꺼져 가니 그대 기름을 나누어주게’ 했답니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대답하기를, ‘안 된다. 우리도 여러분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했습니다.

[10]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소.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습니다. [11]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간청했습니다. ‘주인 나리, 주인 나리, 문을 열어 주십시오.’ [12] 그러나 그는 대답하기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고 했소. [13] 그러니 깨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그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오.” }

*** 오늘의 성경본문은 우리가 잘 아는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문학작품이라면, 어떤 장르에 속하는가고 묻고 싶습니다. 동화? 하지만, 글의 내용이 너무 엄숙해 보여, 그런 분류법은 적용하지 않고, 뜻풀이만 하는 것이 교회의 통례입니다.

오늘은 어떻게 할까요? 다만, 평이한 접근으로, ‘열 처녀의 비유’를 다시 읽습니다. “하늘 나라는 …” (1절) 이라는 전개부분의 용어가 있어서, 저의 주안점도 ‘하늘 나라’ 에다 두고, 비유 이야기로 들어가겠습니다.

– 이 이야기는 2천 년 전의 사회-정치적 정황 속에서 말씀하신 것이지만, 그런 점은 배제하고, 이해해 보려 합니다. 이야기 전체에서 느껴지는 첫째 느낌은 ‘아직 오지 않은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다룬 내용입니다. 우리들은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무리들이라는 것입니다.

– 하늘 나라를 기다리는 자들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어리석은 사람들과 슬기로운 사람들로. 어리석은 사람들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준비가 안된채로 있습니다. 그러나 막연히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반면에 슬기로운 사람들은 하늘 나라에 갈 준비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 날짜는 지나갑니다. 하늘 나라가 완성되는 때를 미리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를 가상하는 겁니다. 하늘 나라는 갑자기 옵니다. 슬기로운 사람들은 대뜸 하늘 나라의 백성이 됩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들은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아직 하늘 나라 완성의 때가 오지 않았으므로, 교회는 지난 2천년 동안 준비만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준비만 하다가 별세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은, ‘별세 후에 하늘 나라에 들어가신 분들’ 로 구분합니다. 그 분들 가운데는 교회가 벌써, ‘이분들은 주님을 뵈올 준비가 잘 되어 계셨던 분들’이라고 평가합니다.

교회가, 소위 ‘성인’이라고 구별해 놓은 분들 가운데, 베드로, 바울, 요한 사도들을 비롯해서, 폴리캅, 어거스틴, 프란시스처럼 복음증거를 위해 생애를 바친 분들도 계시고, 마르띤, 데레사, 클라라, 로렌스, 니콜라 같은 하나님의 사랑을 세상에 증거한 분들도 계십니다. 이분들은 모두 ‘등잔과 기름을 잘 준비한 분들’로 교회가 공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도> 주 하나님, 저희가 죽어서 주님을 만나거나, 살아서 재림의 주님을 만나거나, 하나님의 복음과 사랑의 증인이 되어 만나뵙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