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 크리소스톰의 기념일에 (공동번역)
골로사이 3장 1-6절 [1] 이제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서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 [2] 여러분은 지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고 천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두십시오. [3] 여러분이 이 세상에서는 이미 죽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참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있어서 보이지 않습니다. [4]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가 나타나실 때에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5] 여러분은 모든 세속적인 욕망을 죽이십시오. 음행과 더러운 행위와 욕정과 못된 욕심과 우상숭배나 다름없는 탐욕 따위의 욕망은 [6] 하느님을 거역하는 자들에게 내리시는 하느님의 진노를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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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크리소스톰(John Chrysostom, 347 ? – 407)은, 당시 로마제국의 제3의 도시(로마, 콘스탄티노플 다음으로 큰) 안티옥 태생입니다. 그는 탁월한 설교가로서, 제6세기 기독교는 그에게 새로운 성을 붙여 주기를 ‘크리소스톰’(‘황금의 입을 지닌 사람’)이라 하였습니다. 동로마(희랍)교회 역사에서 ‘박사’ 칭호를 듣는 4명 중 한 분입니다.
그는 교회행정가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지만, 398년 교회는 그를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로 추대했습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총대주교에 취임하여, 교회개혁을 주도하였고, 특히 고위성직자들과 관공리들의 부패척결에 힘썼습니다. 그가 말하기를 “교회의 종들인 성직자들은 배불리고, 주인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굶어 돌아가신다” 고 했습니다.
그는 황후 유토키아에게 미움을 사서, 교황 인노센트 I세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에 걸친 추방령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로” 라고 찬양을 외치면서, 추방령에 순복했습니다.
요한 크리소스톰이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직을 떠나던 날, 회중에게 남긴 최후의 설교 중 한 토막을 여기 소개합니다.
{ 파도가 흉용하는 바다는 위험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굳건한 반석이신 주님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파도가 아무리 우리를 집어 삼키려 해도 소용없습니다. 파도는 반석을 깰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너 파도여, 네 멋대로 출렁거려 봐라! 너는 예수님의 배를 뒤집을 수 없다!
무엇이 두렵더냐? 죽음? 그리스도께서 영생이시니, 내게는 죽음이란 없노라! 어디 날 추방해 봐라. 이 지구 자체가 주님의 것인데, 나를 어디로 추방한다는 게냐? 어디로 보내든, 나는 주님 안에 있다. 내 재산을 차압한다고? 애당초 내가 세상에 태어나면서 빈 손으로 왔으니, 내가 떠나면서 하나도 가지고 갈 것이 없다! 세상이 나를 위협한다 해도, 아무 두려울 것 없다! 오히려 내가 너희들을 가련히 여기노라! …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내가 거기 너희와 함께 있겠다” 하셨습니다. 여러분이 다만 두 세 사람이라도 서로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있으면, 분명코 우리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이 언약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힘을 의지하지 않고 주님 만을 의지해 왔습니다. 이 말씀이 우리의 지팡이입니다. 이 약속이 우리들에게 평안을 주는 포구입니다. 우리 주님의 또 하나의 약속이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
이 말씀을 남기고 이베리아 피티우스 지방으로 가던 추방 길에서 일생을 마쳤습니다.
<기도> 주 하느님, 죄와 타협할 줄을 몰랐던 존 크리소스톰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가 일생 천상의 것만 사모하며 살다가, 부르시는 날에 하느님의 품에 안기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